최근 국정원이 ‘북한 선원 북송 사건’ 조사를 서둘러 종료한 혐의로 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하고, 어제는 통일부가 당시의 기록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데 이어 오늘(13일)은 대통령실이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강인선 대변인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북한 어민 북송 사건' 사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강인선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2019년 11월7일 오후 3시 판문점에 도착한 탈북어민 2명이 북송을 거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겼다”고 언급하고는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을 했다면 이는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로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을 향해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정쟁을 지속하더니, 하다 하다 이제는 16명을 죽인 북한 흉악범죄자를 왜 북한으로 돌려보냈냐고 주장하고 있다”며 해당 사건에 대한 경과를 브리핑했다.

민주당TF에 따르면, 2019년 8월 중순 출항한 배에서 북한 선원 3명은 선장의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고 선장과 선원 등 16명을 선상에서 무차별 살해했다.

이들은 선수와 선미에서 야간 근무중이던 동료 선원 2명을 둔기로 살해한 후, 조타실에서 취침 중인 선장을 살해했다. 이후 동료 선원들에게 발각될까 봐 선창에서 취침 중이던 선원 13명을 교대근무를 명목으로 2명씩 불러내 도끼와 망치로 잔인하게 살해했고, 모든 시신은 바다에 유기했다.

TF는 “이후 도주 목적으로 김책항에 재입항했다가 공범 중 1인이 체포되는 것을 보고 다시 선박으로 도주해서 해상으로 남하했다”며 “10월30일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정보망을 통해 북한에서 16명을 죽인 흉악범이 동해에서 도주하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해당 인원이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해당 어선은 10월31일 동해 NLL을 넘어왔고 우리 해군 P-3 대잠초계기가 이를 최초 발견했다. 해군은 즉각 이들을 이북으로 퇴거 조치했지만 선박은 다음 날 새벽 NLL을 재차 넘어왔다”고 했다.

TF는 “해당 선박은 우리 해군 통제에 불응하고 귀순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북쪽과 남서쪽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결국 11월2일 우리 해군은 도주하는 어선에 경고사격을 하면서 특전요원을 선박에 직접 투입시켜 이들을 제압했고 이들을 생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스스로 월남한 것으로 오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 군이 이들을 생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12일 통일부가 '북한어민 북송 사건' 관련 판문점 송환 사진 공개했다. 통일부는 통상 판문점에서 북한주민 송환시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촬영해 왔다. 이와 관련 이날 국회 요구자료로 '19년 11월 발생한 북한어민 북송 당시 판문점을 통한 송환 사진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TF는 “문재인 정부는 당시 국가의 기본 책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우리 국민이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추방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합동정보조사에서 귀순 관련 진술과 행동의 일관성을 발견하지 못해, ‘귀순의사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일단 돌아가자, 죽더라도 조국(북한)에서 죽자’라고 모의한 점과 남하 도주 과정에서 NLL 이북으로 도주한 점 등이 고려되었다”고 설명했다.

TF는 “이들은 일반적인 북한이탈주민과는 관련이 없다. NLL 부근 현장에서 나포한 동인원은 국내에 입국·정착한 북한 이탈주민이라고 볼 수 없다”며 또한 “당시 법적 검토를 완료했고 이에 대한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또 과거를 들여다보며 마치 사정기관이 된 양 3년 전 일을 꺼내 들어 없던 죄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되니, 정치마저 검찰처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군사 작전과 정보 출처에 관련된 사안인 만큼, 이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우리 군과 미군의 정보활동 등에 큰 해악을 가져오게 된다”고 지적, “더이상 안보와 군, 정보기관 등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