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 후 민주당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끝나고 당권 경쟁이 시작되니, 누가 당권을 장악하느냐 이런 데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민주당이 혼란을 겪고 있는데 민주당 상황을 이렇게 만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질문을 받고 “민주당 상황의 원인이 특별한 게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 <이미지 출처=CBS라디오 '한판승부' 유튜브 영상 캡처>

진행자인 박재홍 앵커가 “민주당 안에서는 ‘이재명 의원 때문에 졌다’ 이런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하자, 김 전 위원장은 “너무나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때문에 졌다는 근거를 뭘로 댈 거냐”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0.7%p 차이로 1610만 표라고 하는 엄청난 표를 얻은 사람”이라며 “그런데 그 사람이 보궐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에 그 자체가 지방선거를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논리상으로 설명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당권 경쟁 때문”이라며 “당권 경쟁하는 사람이 혹시라도 이재명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자기네들 입지가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식으로 (주장)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똑같지 않았냐”며 “2012년에 문재인 후보가 (대선) 떨어지고 나니까 ‘문재인 책임이다’ 해서 무슨 백서도 내고 난리를 쳤지 않나. 그러니까 당의 분란만 가져오고 결국은 당이 쪼개지고 하는 그런 행태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의원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본인이 원하면 출마할 수 있는 것이지, 그걸 누가 막겠냐”며 “내가 보기에는 어쩔 수 없이 이재명 의원이 출마를 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당원들이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행자가 “그런데 왜 이렇게 민주당 내에서는 의원들이 계속 (당대표 출마)하지 말아야 된다고 (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출마하지 말라고 한다고 출마를 안 하고, 하라고 한다고 하고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또다시 ‘분당 사태’를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과거 안철수가 민주당에 있다가 나가면서 당이 좀 부서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그럴만한 ‘反이재명계’ 주자가 과연 존재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