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9월 1일 이복현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내정해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검찰 출신 법조인이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1999년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검사 출신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교수는 1997~1999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윤 대통령과 근무하며 출퇴근 ‘카풀’ 등을 통해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장에는 ‘특수통 검사’ 출신의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내정했다. 이복현 내정자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으며 5월 23일자로 의원면직됐다. 검찰을 떠난 지 불과 보름만에 금감원장 내정자로 영전한 것이다. 

이 내정자는 2006년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할 당시 같이 일했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했고 2016년에는 박영수 특검팀에서 국정농단 수사를 한 바 있다.

이 내정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부정 사건 수사를 맡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기소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은 인사를 측근 검사들에게 자리 나눠주기로 여기는 것 같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편중’, ‘지인찬스’ 인사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대변인은 “강 교수는 윤 대통령과 카풀 인연으로 알려졌고 이복현 전 부장검사는 국정원 댓글 수사,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함께한 ‘윤석열 사단’으로 손꼽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모든 기관과 직무에 유능한 만능 인재인가”라며 “검찰 출신이 아니면 대한민국에 유능한 인물은 씨가 마른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의 대표적 악습인 전관예우를 막지는 못할망정 헐거운 족쇄마저 풀어주겠다고 한다”며 “이것이 윤 대통령이 강조했던 공정이고 상식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검찰로 모든 인사를 채울 수밖에 없는 분명한 근거를 밝히라”며 “그렇지 않다면 오직 ‘검찰편중’, ‘지인찬스’, ‘마이웨이’ 인사를 고집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