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사진제공=뉴시스>

‘재판관여’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대법원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임 전 판사의 일부 행위를 부적절한 재판관여로 볼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 임 전 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임 전 판사는 2015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하며,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관련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폭로하고, 임성근 전 판사의 법관탄핵을 주도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은 도둑은 때려잡고 큰 도둑은 봐주는 세상”이라고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1심 판결도 임성근 전 판사의 ‘세월호 7시간 재판 등 불법개입행위’가 위헌이라고 6번에 걸쳐 설시하였다”며 “본안 판단으로 나아간 헌법재판관 전원이 재판개입은 헌법위반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그런데 재판관 4인이 탄핵심판 도중 임기가 끝났다고 본안판단 자체를 안하는 각하 판단으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여기에 나아가 대법원 마저 ‘애초에 재판에 불법개입할 권한이 없기에 무죄’라는 궤변을 인정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탄희 의원은 “그러면, ‘있는 권한’을 초과해서 활용한 사람은 유죄, 애초에 권한 조차 없는 일을 벌인 사람은 무죄라는 말이냐”며 “‘작은 도둑은 때려잡고 큰 도둑은 봐주는 세상’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여기에 뭐라고 응답하시겠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2021년 OECD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각국의 사법제도 및 법원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법신뢰도는 또다시 조사대상국 중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며 “‘판사는 최고엘리트’라는 오래된 사회인식에 비추어 보았을 때,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특히 지난 10년간 사법신뢰도의 추락 속도는 전례가 없는 아찔한 수준”이라며 “작은 도둑은 때려잡고 큰 도둑은 봐주는 세상. 이런 식이면, 국민들의 사법불신 해소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