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브리핑을 시작하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자 대검찰청은 27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박성진 대검 차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검찰이 수사를 못하도록 하고, 검사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것은 내용상 위헌 소지가 있음이 명백하다”고 했다. 

또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에 직결되는 법안을 충분한 논의 없이 하루아침에 다수결로 강행 통과시켰다”며 “절차상으로도 심각한 위헌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차장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의장님께서 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재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대검 관계자는 최근 설치된 위헌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권한쟁의심판과 이에 따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쟁송 중 권한쟁의심판과 그것에 따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며 “저희가 팀을 따로 꾸려 면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는 헌법보다 옛날 형사소송법이 더 오래됐다”며 “형사소송법이 헌법 위에 있는 줄 아는 정신자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진 검사는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은 일본이 통치를 위해 자기 나라에서 쓰던 것을 그대로 들여온 ‘메이지 형사소송법’에서 거의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활용돼 왔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검사에게 메이지 시절 이전의 사무라이와 비슷한 제왕적 권한을 주고 있다”고 비꼬았다. 

위헌 주장과 관련 진 검사는 헌법에 ‘검사’ 용어는 2번, ‘검찰총장’은 1번 나온다며 “‘검사’는 수사가 인권침해적인 절차라는 전제에서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12조 3항에는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6조에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제89조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조항에 대해 진 검사는 “헌법은 검사를 인권보호와 적법절차 준수를 위해 대외적으로 자기 명의로 행정행위를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설정했지, 수사의 주체로 설정하지 않았다”고 해설했다.

또 “검찰총장도 합참의장과 마찬가지로 임명할 때 사람이 제대로 됐는지 국무회의를 통해 검토하라는 것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절차이지 수사에 관여하라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검을 향해 진 검사는 “검사의 수사개시권한은 기본권도 아니고, 헌법에 규정되어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영장이 필요한 강제수사를 할 때는 법관이 영장 발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검사가 한 번 검토하라고 되어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 검사는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전관 선배들이 연간 100억원씩 벌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수사 개시한 후 같은 표창장을 두 번씩 기소하거나, 선배에게 입금 완료되면 내사 종결하는 방법으로 활용되는 권력을 헌법이 보장했다는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진 검사는 “그러한 착각이야말로 검사의 직접수사개시권한이 완전히 삭제되고, 오로지 보완수사와 공소유지기관으로만 존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