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CBS노컷뉴스 홈페이지 캡처>

검찰 수사권 분리 논란과 관련 미국 현직 부장검사는 “(미국은)시작부터 수사에 참여하지는 않는다”며 ‘법정에서 중립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미국 조지아주의 귀넷 카운티 검찰청의 정한성 부장검사는 21일 보도된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는 달리 시작부터 저희가 (수사에) 참여하진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일명 ‘검수완박’ 논란과 관련 CBS 워싱턴 특파원은 미국 검찰청의 부장검사로 재직 중인 한국계 정한성 검사와 인터뷰를 통해 주요 쟁점들을 짚었다. 

미국 검사 경력 10년째인 정한성 부장검사는 “일단은 경찰이 시작하고 중대 사건이면 도움을 요청한다”며 “99.99%가 경찰이 먼저 케이스(사건)를 시작한다”고 했다. 

미국 검사의 역할에 대해 정 검사는 “한마디로 경찰의 변호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게 1급 살인인지 2급 살인인지, 어떤 상태에서 기소를 해 줄 건지, 증거 A,B,C를 확보하고 싶은데 어떠한 식으로 수색 영장을 받아야 하는지” 등 법에 대한 해석이라고 했다.

또 한국과 달리 배심원제로 재판을 하기에 증인이 중요하다며 증인 법정 출석과 증거 추가·보충 등의 일을 검찰 수사관들이 한다고 설명했다. 

정 검사는 “미국 검찰이 하는 수사는 재판 준비”라며 “만약 피고인이 3명의 공범을 알려주겠다고 하면 저희도 그 때부터는 경찰이 하는 똑같은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 비리 수사와 관련 한국 검사는 정보 수집 후 직접 수사에 들어가 해당 기업 회장을 기소하는데 미국도 그런가’라는 질문에 정 검사는 “할 수는 있지만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검사는 “제가 직접 수사를 시작하게 되면 저도 결국에 경찰과 한편이라고 변호사가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배심원을 최대한 설득시키자면 아무래도 저를 수사와 무관하고 그저 수사의 내용과 결론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절 봐야 제게 더 신빙성이 갈 것”이라고 했다.

중립성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기자님이 ‘정 검사 딸 노래 되게 잘 부르네’라고 말하는 것과 제가 ‘우리 딸 노래 정말 잘 부르네’라고 말하는 것 중에 뭐가 더 믿음직하겠냐”고 비유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 검사는 “전략적으로 저희가 직접 수사하면 불필요한 약점이 생긴다”며 “제가 수사를 안 할 수 있는데 하는 건 불필요하게 중립성에 타격을 입는다”고 했다. 

그는 “제가 사건에 투입(개입) 안 하면 더욱더 사건이 믿음이 가는 것이다. 나중에 배심원 앞에서 주장할 때요”라고 강조했다. 

SNS에는 “미국의 검사와 경찰 간의 관계가 잘 설명되어 있다”(송**)며 일독을 권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대 교수는 “결국 미국 검사들은 경찰 수사에 자문 내지 변호인 역할이고, 수사에 관여하면 오히려 중립성을 의심 받기에 안한다는 것”이라고 시스템을 짚었다. 

우 교수는 “권력과 돈이 있는 피의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검사가 엄정한 중립 수사를 한다고요?”라고 물은 뒤 “나름 공사를 구분한다는 미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답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이란 권력 당사자인 검찰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다양한 유형의 비리나 문제가 늘 발생하는 재벌들이야말로 검수완박이라는 검찰 정상화에 반대함을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재벌이 검찰과 거래하려면 지금 구조가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능력있는 잠재적 피의자 집단은 결사코 검찰 수사권 분리 반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