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정상화’ 입법 추진에 반대 입장을 낸 가운데, 법무법인 ‘문무’의 조순열 대표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는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는 것이 맞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 <이미지 출처=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조 변호사는 2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의 역할은 경찰에서 수사한 사건을 기소를 할 건지 여부, 또 기소를 했을 때 공소 유지를 하는 역할, 그게 검찰의 전형적인 권한”이라며 “검찰의 뛰어난 능력은 수사를 하라고 하는 게 아니고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기소할 건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변협의 ‘수사권 폐지’ 반대 입장에 대해서는 “대한변협 의견은 주로 (검찰 출신) 협회장님 의견이 반영돼서 외부로 나오게 되어 있다”며 “내부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부 듣는 그런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면 오히려 ‘인권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이) 자기가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게 되면 반드시 처벌해야 되겠다는 심증이 매우 강해진다”며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공소 유지를 하는 과정에서도 심지어는 법정에서 예전 같은 경우는 (이 사건은 반드시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재판부를 겁박하는 사건들도 있었다”고 되짚었다. 

조 변호사는 ‘검찰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검찰 스스로가 전지전능해야 한다’며 “그래서 스스로 생각했던 것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되는데 인간으로서는 그게 쉽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이렇게 해서 반드시 기소해버릴 거야’ 혹은 ‘이 사건은 이렇게 해서 빼줄 거야’ (이런) 의도를 가져 버리면 이 전체 과정에서 아무도 (검찰을) 통제할 수가 없다”면서 “그래서 검찰이 막강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특히 “특정인에 대한 부분도 그렇지만 검찰이 선거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고 있다”고 상기시키며 “정치인들에 대해 검찰이 자신감을 갖는 것도 그 부분 (때문)”이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정치인들 선거를 하다 보면, 선거 현장은 매우 위험한 경우들이 있다”면서 “그래서 검찰이 누구든 찍게 되면 선별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검찰을 두려워하고 검찰과 등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던 것도 그 일환으로 보면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순열 변호사는 민주당의 ‘검찰 정상화’ 법안에 대해 “상당히 잘 된 입법”이라며 “수사는 경찰 주도, 기소는 검찰 그리고 재판은 법원에서 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그런 법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권 폐지로 오히려 경찰이 비대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검찰이 비대화되면 부패할 우려가 상당히 높다. 검찰은 수사한 사건에 대해서 통제할 기관이 없기(때문)”이라며 “그런데 경찰은 비대화됐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강력한 통제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송치 사건에 대해서 기소하고 싶지만 검찰이 살펴보니 ‘이건 기소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하면 보완 수사 요구를 하도록 되어 있고, 불기소 처분을 할 수도 있다”면서 “그래서 경찰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또 반대로 경찰이 불송치, ‘아 이건 죄가 없구나’라고 판단한다고 해도, 거기서 덮이는 게 아니라 검찰로 수사 기록을 무조건 전부 보내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검찰이 그 기록을 보고 ‘어? 이건 사건이 덮이겠네’라고 하면 재수사하라고 하고 거기에서 다시 재수사를 하게 되면, 그에 따른 최종 판단도 검찰이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조순열 변호사는 “검찰은 울타리가 없는 맹수라고 볼 수 있고, 경찰은 울타리를 치고 관리를 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서 아무리 꼼수를 써봤자 유능한, 노련한 검사들을 넘지 못한다”며 “그래서 검찰이 내가 직접 수사를 하겠다고 뛰어드는 것보다는 경찰에 수사를 맡기고 사후에 철저한 통제를 하는 역할을 해야지 이것을 등한시 하고 ‘나는 직접 수사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