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검찰정상화’ 입법 추진에 반발해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한 고위검사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고 있는 데 대해 박관천 前 경정이 “제발 국민들의 검찰에 대한 실망도 생각하라”고 질타했다.

▲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던 박관천 전 경정. <사진제공=뉴시스>

박 전 경정은 18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수사권 폐지’ 법안에 검찰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검찰은 법률전문가다. 이 법이 잘못됐으면 법률 전문가인 검찰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무효청구소송을 해서 법적 절차를 거치면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항상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검찰총장이 사표를 냈다”며 “검사 선서까지 하고 검찰에 입문한 분께서 마치 사표를 본인이 사유한 히든카드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 국민 입장에서 볼 때는 씁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김오수 검찰총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직 입장문에서 “소위 ‘검수완박’ 법안 입법절차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분란에 대해 국민과 검찰 구성원들에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올린다”고 했다. 

김 총장은 그러면서 “모쪼록 저의 사직서 제출이 앞으로 국회에서 진행되는 입법과정에서 의원님들께서 한번 더 심사숙고해주는 작은 계기라도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의 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방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관련해 박 전 경정은 “대통령 당선인께서도 검찰개혁 관련 상당히 어려움은 있었지만 거의 임기를 다 채우셨고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았나”라며 “정말 검찰총장이 사표를 써야 하는 것은 검찰이 수사권을 오남용 해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줬거나 ‘검로남불’의 내부 비리가 발생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사표를 제출하신 것에 대해 언론이 ‘사직을 표했다’ ‘사표를 제출했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던졌다’는 표현을 쓰더라. 그러면 (이 사표의 의미는) 국민이 받아들이고 언론도 받아들일 때 검찰총장께서 쓰신 사표가 책임지는 모습보다는 항명성 의식이 반영된 것 같다”며 “제발 좀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검찰에 대한 실망도 생각하시면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박 전 경정은 또 “검사들도 그렇고, ‘수사·기소 분리되면 국민들이 범죄자들로부터 피해를 본다’, ‘제대로 수사를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타당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원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의 경찰이 항상 모든 권력을 빼앗긴 게 예전에 ‘경무대’ 권력에 비대해진 권력을 잘못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예를 들며 “그러면 이것을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두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사법부도 재판에 대한 불신이 있으니까 국민참여재판이라는 것을 두지 않았나”라며 “제3의 감시를 할 수 있는 옴부즈만적인 제도를 만들어서 이것을 감시하면 되는 것이다. 어느 권력이든 한쪽에만 주어지면 고인 물이 돼서 썩는다. 고인물이 돼서 썩지 않게끔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이 준 권력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