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여당의 ‘검찰정상화’ 입법 추진을 ‘명분없는 야반도주극’이라고 표현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 후보자는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검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는 자리에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라며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시행되면 힘 센 범죄자들은 사실상 죄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며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가 즉각적으로 너무나 심대하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 저지 방안에 대해 묻자 그는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에 대해 국민들께 잘 설명하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가장 유효하고 진정성 있는 방안”이라고 답했다. 

관련해 최경영 KBS기자는 이날 SNS를 통해 “검사출신이라 법은 잘 알겠지만 소통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장관은 정무직이고, 장관 후보자면 이제 사실상 정치를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후보자가 ‘검찰정상화’ 입법 추진을 ‘명분없는 야반도주극’이라 표현한 데 대해 최 기자는 “이런 발언은 많은 국민들에게 일차적으로 이런 궁금증을 떠올리게 한다”고 적었다. 

“범죄자가 아니라면 당연히 본인의 휴대폰 비밀번호 푸는 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럼 휴대폰 비밀번호 풀어주면 되겠네.”

“애당초 혐의가 거짓이라면”

이어 2차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궁금증을 들게 한다며 “이런 논쟁이 오가면 진다”고 꼬집었다. 

“이게 장관 후보자의 말인가?”

“아니면 검사장의 으름장쯤으로 들릴까?”

“국민들은 검사를 정말 정의의 수호자로만 인식할까?”

“그런데 우버 택시 운전기사에게 술 먹고 술 주정했다는 동영상정도만 나와도 미국 검사는 바로 잘리는데. 한국은 동영상도 흐지부지. 99만원세트도 왜 흐지부지였지?”

“한국 검사들이 공정했다는 말이니?”

최경영 기자는 “이건 법이 아닌 정치다. 국민감정이라는 것이 있고, 그동안의, 본인들 검사들이 쌓아온 업보라는 것이 있는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자중자애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들 오만하고 뻔뻔하게 보는 국민들도 많다. 죄없이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고. (정치를 시작했다면) 왜 그런지 먼저 자성을 하고 성찰을 하고 겸손하게 말하자. 한동훈 후보는 이제 검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김용민(왼쪽)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국회 본청 의안과에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박주민 의원은 제출한 법안에 대해 “6대 범죄라는 부분을 직접 수사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거나 기록을 송부한 이후에도 직접 수사보다는 경찰을 통해서 보완수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식으로 (법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사기관 간의 상호 견제를 위해서 검찰이 경찰과 공직자범죄수사처 소속 공무원에 대해선 계속해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뒀다”며 “경찰과 검찰, 그리고 공수처가 서로 협력하는 동시에 서로 견제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놨다”고 부연했다. 

법안 공포 후 시행까지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것과 관련해 최강욱 의원은 “검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6대 범죄 수사 건수가 작년 기준으로 4~5천 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걸 경찰에 이관하는 데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기간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의 출범이 가능하냐는 식의 오해를 유포하는 비판이 있으나, 새로운 국가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제출할 정부조직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