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차 간사단회의에 참석, 위원들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담회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서울 종로구 통의동 회의실에서 공수처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당초 29일로 예정됐으나, 법무부 업무보고가 연기되면서 일정이 하루 늦춰졌다.

관련해 뉴스버스는 29일 “尹 당선인 수사 공수처와 인수위 간담회는 부적절”이라는 제목의 의견 기사에서 “윤 당선인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는데, 자신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에 대해선 법률로 보장된 독립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일 만한 ‘인수위 간담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공수처는 현재 고발사주 의혹을 포함한 총 8건의 윤 당선자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옵티머스 펀드사기 부실수사 및 고발사주 의혹,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의혹으로 윤 당선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또 지난 14일에는 개정 사건사무규칙 시행에 따라 ▲이성윤 서울고검장 보복성 수사 의혹 ▲신천지 압수수색 방해 의혹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2건 ▲허위 부동시 의혹 등 고발장이 접수된 5건에 대해서도 윤 당선자를 자동 입건했다.

간담회에서는 윤 당선자가 대선 후보 당시 공약했던 공수처법 24조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우선권) 폐지 및 공수처의 통신자료 조회 남발과 관련한 의견 청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수처는 ‘공수처법 24조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 ‘공수처법 3조’는 공수처의 독립성을 위해 대통령이나 대통령 비서실 공무원은 공수처 사무에 관해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뉴스버스는 “인수위가 업무보고가 아닌 ‘간담회’ 형식을 취한 것도 이 조항을 의식해서”라며 “더욱이 윤 당선인 자체가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법조인들 가운데는 간담회를 요구한 인수위나, 요청에 응하는 공수처나 둘 다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수처와 마찬가지로 업무보고 의무가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례가 없고 선거를 앞두고 오해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인수위의 ‘간담회’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하승수 변호사는 뉴스버스에 “공수처는 선관위보다 더 민감한 곳”이라며 “인수위가 공수처와 만남을 갖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 당선인이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지만, 윤 당선인은 대통령에 취임하면 공수처 수사 범위에 포함된 신분으로 바뀌게 되고, 인수위 관계자들 역시 향후 공수처의 수사범위에 있는 공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양홍석 변호사도 SNS에 “대통령 인수위와 공수처가 간담회 할 수 있다는 발상에 경악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