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청와대 이전’ 논란을 불러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규탄하고 나섰다.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는 22일 논평을 내고 “차기 정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당선자와 인수위가 법에도 없는 권한을 행사하려드는 것은 물론이고 안보 시스템 교란이라는 중대한 국정혼란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 “정권이양기라는 민감한 상황에서 법의 토대 위에 국가안보의 책무를 성실히 할 것을 밝힌 문재인 정부의 입장 표명과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촛불연대는 “정부의 발표는 청와대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졸속으로 이뤄질 경우의 막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협의를 당선자 측과 충분히 거치겠다고 함으로써 문제해결의 원만한 방식을 제시했다”고 짚었다.

이어 “따라서 윤석열 당선자 측이 ‘협조를 거부했다’느니 ‘대선불복’이라느니 ‘몽니를 부렸다’는 따위의 반응과 주장들은 일체 근거도 없고 사실을 왜곡했으며 자신들의 명백한 잘못을 감추기 위한 악의적인 비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대선불복’ 운운까지 하고 있는 상황은 더더욱 당선자 측이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억지를 쓰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촛불연대는 “당선자의 권한은 법으로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으며 당선자의 요구가 무엇이든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선불복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이들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말로는 거부하면서 실제로는 당선자 신분에서 이미 제왕적 작태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자는 더 이상 불법적 조처를 정당한 권한이라고 여기지 말아야하며 국가적 중대사안을 졸속 처리하려 했고 안보시스템 교란을 기도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고 무모한 집무실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간사단회의에서 발언을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윤석열 당선자 측은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5월 10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업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날 김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용산 집무실에서 임기를 시작하기 위해 예비비 편성 등 청와대와 조율을 마쳐야 하는 데드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청와대에서) 5월 10일까지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있어서 그 이야기는 어제 끝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앞서 전날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 공백’을 우려하며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컷뉴스는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도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만큼 대통령 임기 시작점에 용산으로 집무실 이전을 완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전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 청와대와 집무실 이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취임 후에도 통의동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하지만 정작 건물을 원래 사용하던 금융감독원과의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인수위에서 통의동 사무실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