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용산 집무실 이전’에 대해 “김정은이 좋아할 일을 왜 서둘러하나”라고 비판했다. 

조갑제 전 편집장은 20일 자신의 블로그 ‘조갑제닷컴’에 올린 공개장에서 “9.11 테러 때 펜타곤 안에 백악관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당선자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조감도를 보고 직접 설명하면서 “5월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바로 (용산 집무실에)입주해 근무를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갑제 전 편집장은 9.11 테러 사건을 상기시키며 “국가지휘자인 대통령과 국방지휘자인 국방부장관이 붙어 있을 때 김정은이 미사일, 장사정포, 핵무기로 때리면 동시에 무력화되는데 이런 위험성은 고려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도 두 기능을 모아놓진 않는다, 합참의장 출신 11명이 반대한 일”이라며 “김정은이 좋아할 일을 왜 서둘러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조 전 편집장은 “광화문과 용산의 차이는 서울과 시골의 차이 이상”이라며 “광화문은 조선조와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이 뿌리내린 곳이고 한반도 전체의 중심”이라고 역사를 짚었다. 

그는 “조선조의 정궁 경복궁, 사직단, 대한제국의 황궁 덕수궁, 청와대, 서울시청,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미술관이 모여 있는 이곳은 한반도의 중심축으로서 대한민국 주도의 민족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일종의 성지”라며 “대통령 집무실이 이곳을 떠나면 역사성을 잃게 된다”고 했다. 

반면 용산은 “외세와 병영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한 용산은 민족사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방부는 국방용도로 지은 건물로 대통령 집무실로 쓰는 것은 변칙적 용도변경으로서 국격에 맞지 않다”며 “대통령 집무실 건물은 백악관, 엘리제궁, 크렘린궁처럼 그 나라의 이미지를 만드는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용산으로 변경한 과정에 대해서도 조 전 편집장은 “시간에 쫓기며 한 추진과정에서 군인들, 건축가, 교양인, 역사학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흔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집무실 청사는 대한민국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해야 할 역사적 건물인데 어떻게 임시정부 청사 마련하듯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 전 편집장은 “정작 광화문 지역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는 것은 민폐를 끼치는 재앙 수준임을 당선 후에야 알았다는데 그렇다면 공약 자체가 무효 아니냐”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는 “청와대로 일단 들어가 집무실 이전 문제를 전문가 검토와 여론수렴을 거쳐 순리대로 추진하는 것이 당선인이 그렇게 강조하셨던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편집장은 글 말미에 “저는 기자 생활 52년째인 해방둥이로서 경험상 권력자가 허영과 오만에 빠지면 예외없이 끝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언할 수 있다”며 “윤석열 당선인께서는 역사 앞에 겸손하셔서 선거유세 때 그토록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을 실천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에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연쇄 이동 요인이 없다. 공간 재배치 정도만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미연합사령부가 용산에 있었기 때문에 합참이 용산으로 왔는데 연합사가 이제 평택으로 이전했기에 합참도 향후에는 남태령으로 가야 된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성 의원은 “남태령은 전시에 국가 요인들이 다 갈 수 있도록, 전쟁 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핵폭탄이 떨어져도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곳”이라며 “이삿짐만 가면 되지 중요한 전산장비나 모든 국가 시스템은 이미 인프라로 갖춰져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추후 600여명 정도 이동할텐데 막사 정도가 필요하다”며 “그 비용은 1,200억 정도 잡아놨는데 실질적으로 과하게 잡혀 있다”고 했다. 그는 “한 5, 6층 건물이기 때문에 1년이면 완공되고 여기에 한 6~700억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성 의원은 거듭 “정확하게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 지금 당장 신축되는 비용은 없다”며 “그 안의 공간에 건물들이 있기에 재배치하는 것이다. 새로 들어가는 비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국방부장관이나 합참의장이 반대했을 것”이라며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인수해 작동되는 걸 그대로 들어가면 되는 곳이기에 결코 안보에 대해선 0.1%도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추진 상황과 관련 성 의원은 “당선자께서 1월에 청와대를 광화문 쪽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하셨고 실무진이 2월경부터 전 서울을 중심으로 10곳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경우인데 용산을 포함해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다 보니까 용산만큼 좋은 곳이 없구나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이런 입지를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