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청와대 이전’ 유력 후보지인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고 18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날 권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 관계자들은 외교부에 이어 ‘청와대 이전’ 유력 후보지인 국방부 청사를 답사했다.

▲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18일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취재진은 “(인수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결정 해놓고, (집무실 후보지 두 곳을 답사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절차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고, 이에 권 부위원장은 “그런 식으로 얘기하시면 굉장히 실례가 된다”고 발끈했다.

권 부위원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있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대통령실이 국정 중심인데 제대로 기능할 장소가 어디겠느냐(를 보고 있다)”며 “외교부, 국방부도 중요하니까 단절 없이 업무 연속성이 유지되는지 여부, 비용 문제, 주변 지역 주민들이나 국민의 편리 여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취재진이 특히 “(국방부 내 한 건물과 관련해) 저 건물에서 다음 달 한미(연합군사)훈련 하는 건 알고 있나”라고 묻자, 권 부위원장은 알고 있다고 하면서 “모든 사정을 다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취재진은 “시설 공사하느라 정신없는데 (훈련을) 제대로 하겠나”라고 반문했고, 이에 권 부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곤란하다”며 “다 감안하고 있다”고 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권영세 부위원장이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자 현장 기자들은 “(반대편) 저 아파트 올라가면 여기(국방부 청사 내부) 다 보인다”,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제가 간첩이면 저 위에서 죽치고 있는다”, “저격 총 하나면 동시 다발 테러가 가능하단 얘기도 나온다” 등 질문폭탄을 쏟아냈다. 이에 권 위원장은 “인수위에 잘 전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대표적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도 윤석열 당선자의 초기 행보에 우려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19일 “집권초 성과 조바심이 촉발했던 ‘광우병 파동’ 기억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 당선인이 선호한다는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 국방부 근무 인원과 시설이 정상 가동할 수 있는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며 “그에 따라 그 장소에 있던 인원 역시 새로운 거처를 찾는 작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새로운 집무실에서 근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용산 이전설이 나오자마자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층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정치적 공격이 시작됐다”면서 “이런 공세가 집무실 이전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국민들의 불만과 맞물리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권 출범과 함께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타결 지으려고 서두르다 광우병 촛불 시위를 불렀던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일대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오찬 후 산책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9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인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와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직접 둘러봤다.

윤 당선자는 이와 관련해 20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청와대 이전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