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6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MB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MB사면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했다”면서 “따라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회동 자리에서 MB 사면을 건의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김기현 원내대표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YS에서 DJ로 넘어갈 때도 사면복권을 전직 대통령 시절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현 대통령 시절에 벌어졌던 일이니까 문 대통령이 마무리 하시고 가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임기종료 후에 부담으로 덜 남지 않을까 다음 정권으로 넘기게 되면 부담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당선인도 부담이 있지 않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원내대표는 “당시 수사 담당자였다는 측면에서 아니라고 할 수 없겠지만 검사라고 하는 사람은 죄가 있으면 수사를 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해서 수사를 중단하는 일은 아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 지난 2020년 11월 2일, MB라인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이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아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내 대표적 MB라인이자,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저는 이 정부의 갈라치기가 잘못됐다고 본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해주고 그보다 더 연세도 많고 형량도 낮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 안 해준 건 또 다른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변했다.

권 의원은 “이 정부에서 일어난 일인 만큰 형평성에 안 맞다”며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전에 결단을 내려야 될 사안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윤석열의 복심’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선인께서 계속 그런(이명박 사면) 이야기를 하셨지않냐”며 “그래서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같이 사면되면 인수위 차원에서 받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그는 “우리가 건의를 하는 거고, 수용을 하는 거는 대통령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경수 전 지사를 (함께 사면)하고 말고는, 인수위가 ‘그렇게 (같이 사면한다고) 하면 그렇게 (수용) 해줄게’ 그런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한편,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MB를 사면해줘야 한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SNS를 통해 “문대통령이 그들의 범죄 행위를 조장했는가, 아니면 죄를 만들어 잡아넣은 것인가?”라고 따져 묻고는 “이명박 씨는 자신의 범죄 행위로 법적 판결을 받아 복역 중이다. 사면 여부를 떠나 국힘 김기현의 결자해지란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