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600만여 표를 득표했다. 이는 역대 대선 낙선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기록한 1470만 표 보다 100만 표 이상 더 얻은 것이다.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김성회 소장은 1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서는 단일화 없이 역대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표의 개수로는 1600만 표를 얻은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지지층) 결집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충분히 표를 받은 상태라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또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배종찬 인사이트 케이 소장이 “이재명 후보는 얻어낼 만한 표를 거의 다 얻어낸 것 같다”고 평가하자,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도 “정말 대단히 잘하셨다”고 공감했다.

보수진영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교수는 “놀라웠다”면서 “정권교체론이 저렇게 높은데도 개인적인 역량을 갖고 저렇게 박빙의 승부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여러 가지 역량과 의지를 다시 한 번 평가해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럼에도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제가 0.7% 득표율을 채우지 못해 패했다”고 말했다.

소회를 밝히는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선대위 상근자를 포함해 여러 의원님들께 참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하면서 “이재명이 부족해서 패배한 것이지 우리 선대위와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고 위로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눈물바다 속에 선대위 해단식을 했다”고 전하며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해당 글에는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위기에 강하시니까요, 더 강한 이재명이 되어주세요. 함께 버틸 1600만 명이 있습니다(Migy**** ****)”, “정말 고맙습니다. 힘내셔서 다시 저희를 이끌어주시고 민주당을 거듭나게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Og ***)”,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1600만 명이 넘는 국민들께서 후보님을 지지해주셨다는 걸 꼭 기억해주세요. 다시 시작입니다(이**)”, “후보님 뒤에서 절반의 국민들이 눈에 불을 켜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 항상 잊지 마시고, 건강 챙기시고, 다시 벌떡 일어서주시길(Stone***** **)”,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세요. 함께 해서 저희가 행복했습니다. 꼭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셔서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주세요(Bong*** ****)” 등 위로의 글이 잇따랐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송영길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결정했다. 당은 윤호중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윤 원내대표가 당무 경험이 풍부하고 (당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위원장으로서 비대위원 구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지방선거를 치른 뒤 다음 전당대회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석패한 이재명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관련해 “당에서 이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기로 결정했다”며 “송영길 당 대표가 이 후보에게 전화를 해 ‘상임고문으로 향후 당에 여러 가지 기여를 하고 도와달라’고 했고, 이 후보가 수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