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에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디지털성범죄 특별위원장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성은씨는 선거 막판 2030 여성들의 결집에 대해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거대 권력의 여성혐오와 안철수 대표의 사퇴가 트리거(방아쇠)가 됐다’고 말했다.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조 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젠더 갈등 선거 전략은 “매우매우 실패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씨는 “보수정당은 그래도 이미지가 좀 품위·품격이 있고 엘리트 정신이니 우월감을 갖고 있어도 남을 혐오·조롱하는 이미지는 굉장히 좋아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선거 때 이방인들, 이자스민 전 의원을 포용하는 등 국민통합을 외쳤다”고 말했다. 

이어 2030 여성의 결집에 대해 조 씨는 “여성들은 연대의 감정이 큰 사람들인데 커다란 권력집단, 특히 윤 후보는 굉장히 권력 그 자체라는 이미지였는데 혐오까지 활용하니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조 씨는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연대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커다란 물결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안철수 후보의 사퇴가 굉장히 트리거가 됐다”며 ‘거대 정당도 싫고 여성친화적이지 않은 후보를 배제하자 해서 안철수 후보가 선택지였는데 갑자기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 2020년 4월 5일 당시 미래통합당 조성은(가운데) 선대위 부위원장,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 김웅(왼쪽) 송파갑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N번방 사건TF대책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조 씨는 “‘추적단 불꽃’ 박지현 위원장의 영입이 굉장히 큰 요소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n번방’ 성착취 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한 박지현씨는 지난 1월 27일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으로 합류해 이재명 후보를 도왔다.

조성은씨는 “젊은 여성들은 쉽게 현상에 대해서만 평가하기보다 ‘저 사람 포트폴리오가 어땠지?’라면서 좀 지켜본 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 굉장히 지속적이고 어려운 싸움을 했다”며 “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부채감이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반추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N번방 TF를 정말 어렵게 만들었지만 결국 유효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반면 박지현씨는 개인으로 해냈다며 조 씨는 “너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이런 가운데 박지현씨가 선택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성들의 공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조 씨는 “이재명 후보도 굉장히 좋은 태도였다”며 “후보 자체가 오랫동안 혐오는 올바른 정치의 방법이 아니라고 선거기간 내내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은 여성들의 얘기도 들어주겠구나’, ‘박 위원장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구나’ 이 모든 것들이 (2030여성들의)평가의 대상이었다”고 했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조성은씨는 지난해 9월 윤석열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을 제보했다. 조성은씨는 윤 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이어 지난 3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조 씨는 “(보수야당이)여성혐오, 가난혐오, 노동자혐오, 동물혐오, 환경혐오 등등 온갖 혐오의 힘으로 괴벨스도 학을 떼고 갈 정도로 국민들끼리 서로 증오하고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증오와 혐오가 신념이 될 수도 없지만, 긍정의 단어를 쓰지 않는 미래권력은 대중을 설득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