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이 ‘대구 중·남구 무공천’을 결정하자 김재원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무슨 독립운동하듯이 ‘복당한다’고 선언하나”라며 “내로남불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28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3·9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 ‘무공천 방침’을 밝혔다.

권 본부장은 “대구 중·남 선거는 대장동 게이트 관련 범죄 혐의 수사로 발생해 공당으로 무한 책임감을 느끼고 책임정치 실현 차원”이라며 ‘화천대유 50억 클럽’ 의혹으로 곽상도 전 의원이 사퇴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김재원 최고위원이 즉각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당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어 당에 복귀하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밤 다시 글을 올려 “민주당에 의석을 내어줄 결정이 아니라면, 무공천은 출마를 준비한 우리 당 후보들에게 무소속으로 나가 당선돼 돌아오라는 요구”라며 “제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러닝 메이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도태우 변호사 등 예비후보들도 무소속 출마의 뜻을 내비치면서 ‘탈당 러시’가 이어질 조짐이다. 

뉴스1에 따르면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정권 교체와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큰 지역인 만큼 주민들의 뜻에 따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3선 기초단체장 출신인 임병헌 전 남구청장도 “남구와 중구 주민들이 보내주는 지지를 외면할 수 없다"며 "가슴 아프지만 일단 탈당한 뒤 당선된 후 당에서 받아준다면 빠른 시일 내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이같은 움직임에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보궐선거때 내로남불당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해온 일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비호감 대선이라지만 정치가 이렇게까지 뻔뻔해져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궐선거 원인과 관련 이 전 의원은 “곽상도 의원은 대장동게이트 50억클럽으로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고 심지어 그 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난 녹취내용을 보고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지 않는가”라며 “곽 전 의원은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의원은 “그런 지역에 반성하니까 무공천한다고 해놓고서 최고위원이 탈당하고 출마한다면 국민들이 뭐라 하겠는가”라며 “그리고 무슨 독립운동하듯이 당선되자마자 복당한다고 자랑스레 선언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당이 꼼짝없이 무공천쇼를 한 것으로 국민들이 오해할 것”이라며 “교만한 내로남불당이 되어 대선에서도 표를 깎아먹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정권교체 여론에는 기득권교체의 바램(람)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구도상 민주당의 각종 쇄신용카드는 국민들로 하여금 국민의힘의 대응카드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국민의힘은 정치 쇄신을 말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말로만 외칠 뿐 민심을 배반한 채 꼼수와 위장의 구태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복당 불허라는 단서 없이 내건 ‘무공천 결정’의 이면에는 ‘무소속 당선 뒤 복당’을 챙기려는 국민의힘의 검은 속내가 불 보듯 뻔히 드러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국민은 정치개혁을 원한다’고 말한 윤석열 후보는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라”며 “‘무늬만 무공천’에 분노한 민심에 무엇이라 답하겠나”라고 답변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