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야 합의로 국정감사 증인에 정대택씨가 채택됐다가 철회된 것과 관련 김건희씨가 “우리는 이미 취소시켰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한겨레가 공개한 ‘김건희 7시간 통화’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지난해 9월 25일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정대택씨건에 대해 문의했다. 

당시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은순씨와 십수년째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씨가 여야 합의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10월 5일 경찰청 국감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 홈페이지 캡처>

김건희씨는 9월 25일 이명수 기자에게 전화해 “비서”라고 부르는 황모씨를 바꿔줬다. 황씨는 “정대택 이 양반 출석한다고 해가지고,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이 기자는 “여야 합의로 채택된 것”이라 증인 출석 번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황씨는 국회 행안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완수 의원을 거론하며 “간사가 막판에 뒤집어질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일주일 뒤인 10월 2일 김건희씨는 이 기자에게  “정대택 증인(채택)이 거부됐다”고 말했다. 다음날 이 기자가 “증인 철회가 되지 않았다”고 하자 김씨는 “취소 안 됐다고? 잠깐 끊어보세요. 제가 알아볼게요”라며 통화를 끊었다.

이어 10월 5일 실제로 정대택씨 증인 출석이 전격 철회됐다. 여야는 행안위에서 증인채택과 ‘대장동 특검 요구’ 마스크 착용 문제로 공방을 벌이다가 서로 맞바꿨다. 

이날 저녁 이 기자가 “오전에 이 건(증인 철회) 가지고 여야가 한시간 동안 싸웠다”고 하자 김건희씨는 “내가 벌써 얘기했잖아. 동생(이 기자)한테 정해졌다고. 뉴스는 그렇게 나왔는데, 이미 그거(증인 철회)는 조치가 되어 있던 것으로 우리는 여기서는 이미 취소시켰었던 상태였다. 이걸 통과시켜주면은 국민의힘이 너무 힘이 없어 보이지 않냐 그래서 취소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취소시켰는데, 휴일(10월2~3일)이 있어 통보가 안 되었다”고도 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 국민의힘은 20일 한겨레에 “(김건희씨 쪽에서) 이명수씨로부터 정대택 증인 채택된 사실을 듣고, 정대택이 평소 불륜설, 유흥접대부설 등을 퍼뜨린 사람이라는 점을 선거캠프에 알린 사실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후보자 배우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에 대하여 당 차원에서 증인 채택 문제를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고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지난해 12월 22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 처는 정치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해서도 “저희 집사람은 뭐, 정치할 거면 가정법원에 가서 도장을 찍자고 하더라”며 “아주 질색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국감에서 윤석열 후보 장모 관련한 의혹을 입증해줄 증인으로 정대택씨가 채택됐다”며 “야당은 당시 그 증인의 중요성을 몰라서 합의해주곤 뒤늦게 허둥지둥 대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이어 한 의원은 “답은 김건희 + 윤석열이었군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