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힘이 통일부가 제작한 달력에 ‘김정은 생일’ 등이 기재돼 있는 것에 대해 “어느 나라 정부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전 정부에서도 통일부 직원들이 업무에 참고하도록 북한의 주요 기념일을 기재한 달력을 제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황규환 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통일부가 제작하고 배포한 2022년 달력에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생일은 물론 김일성 생일, 심지어 조선인민군 창건일 등이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우리 국민들 마음 보듬을 시간에 북한 기념일을 챙기는 통일부를 보며 ‘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이 정권이 4년간 그렇게나 당하고서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증거이며 남북관계의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해당 달력의 전량 회수와 관련자 문책, 이인영 장관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 달력은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통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북관계 관련 업무에 참고해야 할 북한의 주요 일정 등을 담아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해 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 부대변인은 “일부에서 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 12월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의 주요 일정을 적은 달력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연구원은 ‘2016년 통일달력 발간 계획’에서 “내년도 통일달력 4000부를 제작해 배포할 것”이라며 배포 대상으로 통일부 직원, 관련 부처 및 기관, 정책자문위원, 출입기자단 등을 열거했다. 

▲ <이미지 출처=NKICT(북한 IT 전문 사이트)>

달력을 제작하는 목적에 대해 “남북‧통일 관련 기본 사항을 달력상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업무에 활용”할 것이라며 ‘업무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내용으로 △통일‧대북정책 발표 및 대북 제의 △남북관계 주요 사건 북한 주요 기념일‧행사 △북한의 대남제의 및 도발사건 등을 제시했다. 

통일연구원은 ‘2016년 통일달력 예시’(10월)를 첨부했는데 ‘북한 제1차 핵실험’, ‘노동당 창당’, ‘김일성종합대학 설립’, ‘김정일 당 총비서 추대’, ‘조선중앙은행 설립’ 등 북한의 주요 기념일과 사건 등이 담겼다. 

한 북한전문기자는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는 “야당도, 기사를 쓴 기자도 참 용감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해당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달력은 철저히 업무용이다. 북한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일정들이 담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야당도 입만 열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측하면서 북한의 각종 기념일을 줄줄이 읊지 않았던가”라며 “그만큼 북한의 정치일정을 사전에 아는 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한 참고용 자료인 셈”이라고 일정 숙지가 필요한 이유를 짚었다. 

아울러 “국정원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달력을 매년 만들어왔고 통일부에서도 현 정권 이전부터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과거 정부부터 제작돼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