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교체가 곧 정권교체다. 윤석열 후보는 하루빨리 사퇴하라’, ‘김건희와 장모의 끝없는 의혹으로 인해 윤석열이 보수 야당의 후보로서 갖고 있는 일체의 명분도 정당성도 전략적 유리함도 완전히 사라졌다’, ‘당대표 사퇴 원합니다. 대선 80여일 남은기간 더이상 훼방놓지 못하게 사퇴시켜야 합니다’, ‘이준석은 분탕질 그만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라’ 등 글로 국민의힘 게시판은 도배가 됐다.”

지난 22일 서울신문이 <野게시판 “당대표 사퇴”vs“후보 교체” 글 도배..민주 “개콘 수준”> 기사에서 전했던 국민의힘 당 게시판 분위기다. 당시 이준석 대표 사퇴를 둘러싼 당원들 간 내홍이 격해지는 분위기를 위와 같이 전한 것이다. 

지난 26일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 이후 이런 흉흉한 분위기는 격화됐으면 격화됐지 수그러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가로세로연구소가 검찰발(대전지검 수사 기록) ‘이준석 성상납 의혹’이란 역대급 의혹을 제기하고,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가 당을 장악한 결과 아니냐는 해석이 난무하는 중이다. 

▲ <이미지 출처=MBN 화면 캡처>

그런 가운데 이 대표가 후보 교체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여전히 평론가(?)답긴 했지만 본질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28일 MBN <백운기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이 대표는 “후보 교체는 전혀 불가능합니다”라며 이렇게 단언했다. 

“그것은 제가 우리 후보에 실망한 일부 유권자 중에서 후보 교체를 언급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한테도 문자도 많이 오고 합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후보 교체의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후보가 만약에 선거 과정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되는 행위를 해가지고 후보 교체가 될 수 있는... 그러면 물론 선거 집니다, 후보 교체도. 그러니까 저는 그것은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고 후보 교체는 불가능합니다.”

요약하자면, 이런 정도. 후보를 교체할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 후보를 교체해도 대선은 필패다. 고로, 후보 교체는 불가능이다. 이처럼 ‘김건희 리스크’가 강타한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철근 국민의힘 의원 역시 2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후보 교체론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헌데 어쩌나.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생각은 전혀 달라 보이는 것을. 이와 관련,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국민의힘 지지층의 민심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눈에 띄는 국민의힘 후보 교체 여론, 표류하는 20대 표심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국민 절반 이상이 여야 대선후보 교체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민의 눈높이에 차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요구하는 후보 교체론이 여당 지지층보다 두 배 많았다. 

본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6.6%(매우 필요하다 38.2%, 조금 필요하다 18.4%)가 교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 없다’는 36.4%(별로 필요 없다 17.8%, 전혀 필요 없다 18.6%)에 그쳤다. ‘잘 모름·무응답’은 6.9%다.”

29일 아주경제가 공표한 <국민 과반 ‘후보 교체’ 원하지만···野 지지층이 두 배 많았다>란 여론조사 결과 보도 중 일부다. 무려 70.4%가 후보 교체 필요성을 긍정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그 절반 가량인 35.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비단 비호감도의 문제가 아니다. 

당선 가능성에서도 이 후보가 우위를 점하는 조사가 여럿 나오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위기감이 극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타 조사에서 ‘지지 후보 교체 의사’를 물었을 때 나타나지 않았던 이러한 위기감이 구체적으로 ‘후보 교체 필요성’을 묻자 사뭇 다른 양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할까. 

특히 이 대표가 공을 들였다던 20대 표심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선 조사에서 ‘후보 교체’에 응답한 여론을 ‘후보 미결정’ 응답과 대응해 보면 유사한 패턴도 확인된다. 29일 문화일보 <이재명 37.4% 윤석열 29.3%.. “바꿀수도” 30.1%> 기사를 보자. 

▲ <이미지 출처=문화일보 홈페이지 캡처>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18세~29세 응답(70.3%)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20대 응답(69.5%)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과연 윤 후보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말 여론조사에서 ‘내년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41.9%, ‘결정했다’는 57.2%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0.9%다. 18∼29세에서는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70.3%에 달했고, 30대에서도 과반(51.7%)이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가상 대결에서 지지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 807명에게 후보 지지 강도를 조사한 결과, ‘계속 지지할 것이다’ 68.5%,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 30.1%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69.5%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오차 밖 골든크로스가 의미하는 것 

‘이재명 42.4% vs 윤석열 34.9%’ (아주경제-한길리서치 조사)
‘이재명 37.4% vs 윤석열 29.3%’ (문화일보- 엠브레인퍼블릭 조사)

29일 발표된 두 조사에서 공히 골든크로스가 이뤄졌다. 두 조사 모두 김건희씨 대국민 사과 직후 조사된 결과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훌쩍 뛰어 넘은 수치가 나타났다. 제 아무리 언론이 양 진영 모두를 싸잡아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몰아간다고 해도 유권자들이 옥석을 가리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남은 것은 유권자들의 냉정한 평가뿐이다. 골든크로스가 현실화된 지금, 그런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은 분명 윤석열 후보인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대선을 70여일 앞둔 지금 ‘후보 교체’ 여론이 융성하고, 국민의힘이 공을 들인 20대 표심이 표류 중이겠는가. 

(*해당 아주경제-한길리서치 조사는 지난 25~2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대상실시, 유선 전화면접 16.8%, 무선 자동응답시스템(ARS) 83.2% 조사 방법에 응답률 6.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해당 문화일보- 엠브레인퍼블릭 조사는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실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방법에 응답률 20.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