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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시
[거리의 시/서해성] 왼손이 오른손에게역병시대 연하장
서해성 작가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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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2.27  08:48:38
수정 2022.02.01  11: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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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이 오른손에게 말을 건네 온다. 
긴 긴 역병의 겨울입니다. 
얼굴 없는 세상에 얼굴 잃지 말고 살고자 몇 줄 씁니다. 
세밑 인사가 그러합니다. 

바른손이 외약손에게 알은체 한다. 
한 줄기 소식 답합니다. 
세상이 시들하여도 사람꽃은 피워내야지요. 
다만 서로에게 다감한 것은 실로 좋은 역병입니다. 

두 손이 다투어 손짓을 한다. 
저기 저 사람 그저께 본 사람, 
여기 이 사람 어제께 본 사람. 
역병은 필시 늦도록 쏘아다니고 
또 늦도록 취했던 나날들을 벌하는 것일 겝니다. 

왼손이 오른손에게 찻잔을 건네면서 아침을 맞고 
오른손으로 왼손에게 술잔을 권하면서 세밑 저녁을 보낸다. 
함께 마시던 술잔에 손가락을 담그고 혼자 취한다. 

   

얼굴만 봐도 좋았던 그 날들을 두 손 모아 기립니다. 

 

서해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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