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 등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1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상연·장용범)는 이날 조 전 장관 부부의 21차 공판기일에서 “동양대 조교 A씨가 임의제출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와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가 임의제출한 (자택) 서재 PC, 조 전 장관 아들 PC에서 나온 증거들은 모두 채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실질적 피압수자인 피의자 의사를 공범의 의사로 추단해서는 안 되고, 이는 위법하다고 보는 것이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라고 판단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대법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제3자가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경우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목록을 교부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가 대법 판례를 오해하고 있다”면서 “강사휴게실 PC는 소유자(정경심 교수)가 소유권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며 “정경심은 본인 사건에서 자신이 그 PC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조 전 장관 부부 측은 “검찰 주장은 증거 판단에 대한 법리적 판단과 사실 관계를 교묘히 뒤섞은 것”이라며 “정경심 교수는 PC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적이 없고, 방어권을 위해 증거관계와 PC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한 몇 마디로 PC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 <이미지 출처=더브리핑, “검찰 증거 1호 PC... 은폐·누락·오염·기망으로 얼룩진 불법 증거” 기사 캡처>

관련해 정경심 교수 측이 재판의 증인으로 요청한 ‘조국 백서’ 필자 박지훈 씨는 SNS에 “이로써 조국 전 장관과 정 교수가 함께 기소된 이 재판에서는 표창장 관련은 물론이고 검사측이 주장하던 입시 관련 증거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적었다.

그는 “이로써 제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 핵심적인 명분이 좀 약화된 면이 있다”며 “따라서 검사 측에서는 저의 증인 출석에 전보다 한층 더 반대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여전히 증인 출석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검사 측이 방대한 언론플레이로 일반 국민들에게 조국 부부에 대한 거짓된 유죄심증을 심어주었는데, 저는 이 PC들에 대한 포렌식 분석에서 검사 측의 주장과 정반대로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들을 다량으로 찾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재판 증인 출석을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 “PC들의 증거 채택 여부와 무관하게 두 분이 실질적으로 무죄하다는 점과, 검사 측이 얼마나 ‘위법 발랄한’ 수사를 했는지를 증언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미 여전히 증인 출석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변호인단에 전달했고, 변호인단도 적극 동의했다”며 “앞으로 펼쳐질 일들이, 참으로 흥미진진해지지 않습니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