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손준성 보냄’으로 조성은 씨에게 전달한 ‘제보자X’의 페이스북 캡처 자료를 검찰이 지난해 확보했는데 이 똑같은 자료들이 시민단체가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와 ‘제보자X’를 고발한 사건의 증거자료로 제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아주경제는 “미수 그친 고발사주…‘손준성 보냄’ 자료 수사 보고서에 왜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 7월16일 서울중앙지검 수사보고서에는 검사가 제보자X에게 열람하게 한 페이스북 캡처 자료들이 포함됐다”며 “해당 보고서에는 김 의원이 조 씨에게 보낸 ‘손준성 보냄’ 표시가 된 페이스북 캡처 자료들과 동일한 형태의 사진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제보자X는 지난해 4월3일 조선일보에서 자신의 범죄 이력을 보도하자 당일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4월21일 프로필 사진을 변경한 이후 비공개를 해제했다.

아주경제는 “페이스북의 특성상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 과거에 게시했던 모든 글의 프로필도 함께 변경된다”며 “다시 말해 4월2일 이전에 캡처한 것이 아니라면 과거 글을 캡처하더라도 새로운 프로필 사진이 적용돼 이전과 동일한 프로필이 들어간 캡처 사진이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보자X에 대한 고발은 4월20일 이후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연대(법세련) 등이 나서면서 이뤄진다.

아주경제는 “시기상 제보자X의 글을 시민단체에서 수집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결국 ‘손준성 보냄’으로 김 의원이 조 씨에게 전달한 캡처 사진들이 검찰 수사기록에 남으면서 일각에서는 해당 자료가 다른 곳에도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했다.

관련해 ‘고발사주’ 의혹을 폭로한 공익신고자 조성은 씨는 같은 날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지난해 4월3일 제게 <손준성 보냄>으로 88장의 페이스북 캡처 자료들이 왔다. 그런데 그날 한 시민단체가 MBC를 고발했다. 또 4월 후반기에 어떤 또 모 단체가 제보자X를 고발한 건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조 씨는 ‘그 사건에서 제가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페이스북 캡처본들이 동일한 이미징과 사이즈로 제출됐더라’며 ’좋아요‧댓글 숫자나 캡처시간이 동일하고. 또 4월3일 이후 제보자X가 비공개로 돌린 페이스북 게시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인 신장식 변호사는 “또 다른 고발 사주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정해 볼 수 있는 증거가 지금 제출돼 있는 것”이라 짚고는, “이게 조성은 씨한테만 보내진 게 아니라 그 시민단체에도 보내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3일 조성은 씨는 김웅 의원으로부터 ‘손준성 보냄’ 꼬리표가 달린 ‘제보자X’의 페이스북을 캡처한 자료를 받았다. 조 씨는 이 자료들을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물론 어디에도 공개한 적이 없다. 그런데 똑같은 캡처 자료가 김웅 의원이 ‘남부지검 아니면 위험하답니다’라고 말한 그 남부지검에 시민단체 법세련 등이 MBC와 제보자X를 고발하는 사건에 등장했다는 게 앞선 아주경제 보도의 핵심이다.

▲ <이미지 출처=아주경제 기사 캡처>

조성은 씨는 ‘이게 고발인이 제출한 것일 수도 있고 수사로 확보한 자료일 수도 있다’고 하면서 “증거목록에 검찰 측 증거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신장식 변호사는 “MBC를 고소 고발한 시민사회단체에서 똑같은 걸 냈다면 고발 사주의 짙은 정황이 보이는 것이고, 만약 똑같은 걸 검찰 측에서 증거로 냈다면 조성은 씨한테 온 이 캡쳐 자료가 검찰로부터 나왔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라며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부적절한 증거 돌려막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성은 씨는 “고발장 전달 사건은 독립적이지 않다”며 앞선 ‘검언유착’ 사건과 연계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은 반드시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해야 되는 사건”이라며 “작년 그 시기에 공수처가 있었다면 1호 사건은 아마 ‘검언유착’ 사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