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희 정무수석 등 참모진이 3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영상)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철희 정무수석이 언론중재법과 관련 중재에 나선 것에 대해 1일 “대통령을 여론과 거리가 멀어지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당이 주도해서 대통령을 어떻게 보면 여론과 거리가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추 전 장관은 “대통령께서도 국회나 당이 그렇게 결정을 해버리면 뭐라고 하시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런 개혁에 대한 지체가 지지자로 하여금 힘 빠지게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청와대의 중재로 더불어민주당이 태도를 바꿨다고 밝혔다. 

정진석 부의장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30일 민주당이 태도를 바꾼 것도 청와대와 상의 끝에 바꾼 것”이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어제(8월 31일) 이철희 수석한테 전화가 와 ‘청와대에서 (언론중재법 관련해) 얘기 좀 한 것 같던데?’라고 물으니 이 수석이 ‘아유, 설득하느라고 혼났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저한테 그렇게 얘기하더라”며 “아무튼 지금 여당은 청와대 얘기를 하면 경기를 일으키면서 잘 들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추 전 장관은 전날 저녁 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주최한 경선후보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언론중재법 처리가 한달 후로 미뤄진 것에 대해 “유감천만”이라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질문자로 나선 오기형‧윤영덕‧최기상 의원에게 “언론개혁법은 왜 연기했나, 다음에는 꼭 통과시킬 건가”라고 물으며 이같이 말했다. 

토론 말미 추 전 장관은 “지금의 국회가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국감이다. 국회에 당부드리고 싶다”며 “언론개혁법을 오늘 미루고 내일 한다고 해서 국민이 박수쳐주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추 전 장관은 “개혁은 때가 있다”며 “누구든지 힘들지만 피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해낼 때 그 의원이 스타가 되고 미래 지도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의원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소속한 당의 신뢰가 높아지고 그 당이 배출한 후보가 힘을 가지게 된다”며 “대선을 이기려면 개혁해달라, 개혁은 민생을 위한 것이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추 전 장관은 “나라가 선진국인만큼 제도도 재빨리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며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선진국 제도로 뒤늦었지만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게 다 국민 피해를 막는 길이고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 <이미지 출처=노컷뉴스 홈페이지 캡처>

이철의 수석의 역할과 관련 노컷뉴스는 1일 <이철희 설득 먹혔다..文대통령 반대뜻 전달하며 중재 성공>에서 “이철희 정무수석이 막후 국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으며,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 등을 우려한 민주당이 여러 정무적 판단을 한 끝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철희 수석이 29일 송영길 대표 면담에 이어 30일 오후  윤호중 원내대표,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를 찾아가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는 것이다. 

노컷뉴스는 “이 자리에서 이 수석은 문 대통령이 법안 강행처리에 우려하고 있다는 뜻을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국회 논의 결과를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추가 검토를 위해 숙성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국민의 알권리와 함께 특별히 보호받아야 한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악의적인 허위 보도나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자 보호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