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항소심 무죄에 대해 13일 “권한을 뛰어넘는 나쁜 일이라서 무죄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범위 내에서 나쁜 짓을 하면 원래 직권남용 유죄인데 아예 그 권한 범위를 뛰어넘어버려서 더 나쁜 일을 하면 무죄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 <이미지 출처=YTN '뉴스가 있는 저녁' 화면 캡처>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는 ‘사법농단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해 12일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어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 전 부장판사가 부적절하게 재판에 관여한 것은 사실이나 수석부장판사에게 일선 재판부의 판단에 개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재판장의 권리행사가 방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명예훼손 사건 재판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 재판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재판 개입 혐의로 법관으로서는 최초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도 진행되고 있다. 헌재는 지난 10일 마지막 변론기일을 진행했으며 법리 검토 후 최종 판결일을 통지할 예정이다. 

1심, 2심 선고에 대해 이탄희 의원은 “법원이 스스로 해결 못하기에 헌법재판소로 보내서 헌법재판을 반드시 받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주장이었는데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권한을 뛰어넘는 나쁜 일은 무죄라고 본 것”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재판 개입할 권한 없는 대통령, 대법원장이 재판 개입해도 다 무죄”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상식적인 논리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냐”라며 이 의원은 “이 판결이 후대 판사들에게 나쁜 일을 할 때는 아예 권한을 뛰어넘는 아주 나쁜 일을 차라리 하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까 봐 정말 두렵다”고 했다. 

향후 헌재의 탄핵심판 전망에 대해선 이 의원은 “독립적으로 판단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거꾸로 보면 법원이 해결 못하니까 헌재가 해결해줘야 될 역사적인 소임이 있구나, 이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며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농단 재판 상황에 대해 이 의원은 “아주 지연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차장은 아직 재판받고 있다”며 “유죄 판결은 소수고 징계도 안 받고 명예롭게 퇴임해서 전관예우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의원은 “헌법 위반 행위자는 최소한 공직에 복귀 못하게 하는 금지법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이번 헌재의 헌법 위반을 확인했다는 결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