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선 정국이 시작되었다. 정치면 뉴스는 대선주자들의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에 주목해 그에 관련한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또한 후보들이 발표하는 공약 또한 언론이 주목하는 포인트다. 그러나 후보들의 인간적인 면을 보긴 어렵다. 이런 와중에 KBS <시사직격>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컷오프를 통과한 6명의 생활을 보여주었다.

지난달 30일 KBS 1TV <시사직격>에서는 ‘대선 프롤로그 I.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만나다’편이 방송되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 6명의 생활과 인터뷰로 꾸며졌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일 <시사직격> ‘대선 프롤로그 I.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만나다’편을 연출한 최윤영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실제로는 많이 인간적이었고 또 언론이 정확하게 보는 면도 있더라”

-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1TV <시사직격> ‘대선 프롤로그 I.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만나다’편을 연출하셨잖아요. 올림픽 기간 중 방송했는데 어떠세요?

“제가 올림픽하고 저희 방송의 시청률 관계를 아직 분석해 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올림픽 때문에 대중적인 관심이 시사 현안들에서 다소 낮아졌을까에 대한 우려를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고요. 대신 KBS 자체적으로도 올림픽 중에 방송이 되게 많이 죽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사무실이 조용한 가운데 제작을 해서 어떤 면에서는 편한 것도 있었습니다.”

- 다른 프로는 다 안 하는 데 <시사직격>만 하니 억울하지 않나요(웃음)?

“그런 생각도 처음에 하긴 했지만 그래도 또 방송이 나가야 저희 같이 일하는 스탭들의 임금도 다 나갈 수 있고 저희는 또 방송 털고 다른 사람들 일할 때 쉬면 되니까 크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오래가진 않았습니다.”

- 시청자 반응은 어떤 게 있나요?

“일단 후보들에 대해서 뉴스에서 비치는 모습들, 외적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을 알게 돼서 굉장히 재밌었다. 이런 것도 좋은 정보가 됐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굉장히 보람됐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을 만나다’편은 어떻게 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대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대선에 관련된 아이템들로 꾸준히 기획회의를 하는 중이었고요. 첫 번째로 대선이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기 전에 대선 프롤로그 형식으로 후보들에 대해서 기존에 사람들이 잘 몰랐던 인간적인 면을 가볍게 터치하는 <다큐 3일> 형식의 프로그램을 한번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뉴스를 보면 정책이라든지 현안이라든지 아니면 네거티브 공방 위주의 후보들 발언이나 공식적으로 어떤 일을 했고 이런 부분들은 많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후보 개인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고 또 평소에는 어떤 모습이고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 우리가 사실 잘 모르지 않나 해요. 그리고 그런 공식적인 언행이나 아니면 공약 외의 정보들도 시사적이지 않는 게 아니라 그것마저도 대권주자라면 시청자들한테는 시사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정보들을 제공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조금 더 뒤에 했으면, 관심이 더 무르익었을 때 할 수도 있을 텐데라는 고민도 있었지만, 대선이라는 게 다가올수록 공정성 논란이나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다룰 수 있는 폭이 훨씬 더 좁아지는 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대선 국면에 더 본격적으로 접어들기 전에 대선 프롤로그 형식으로 해야 이런 인간적인 면모를 좀 터치하는 소프트한 아이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빠르게 준비를 해 봤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 왜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물론 대통령을 뽑는데 공약이라든지 아니면 공식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을 갖고 판단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생각하기에는 인간적인 면까지 알고 난 후에 시청자들이나 유권자들, 국민들이 훨씬 더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PD님은 대선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아니요. 전 정치에 거의 관심이 잘 없어서 이번에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 뭐가 힘들었어요?

“생각보다 정치인 한 명 한 명이 가진 역사가 굉장히 방대했어요. 저희는 그때그때 뉴스를 소비하면서 살지만, 후보 한 분 한 분은 정치인으로 걸어온 역사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의 역사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것도 굉장히 많았어요. 또 주자 중에는 정치 인생이 오래된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분들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한국 정치 현대사를 거의 다 공부를 해야 하는 느낌이더라고요. 단기간에 공부량이 많아 힘들었습니다.”

- 그럼 처음에 공부부터 하셨어요?

“아니요. 공부와 촬영을 병행했죠. 왜냐면 저희가 촬영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거든요. 대선 캠프에서는 굉장히 호의적으로 촬영을 도와주시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에 촬영 기간에 코로나 4단계가 겹치는 바람에 찍을 수 있는 현장 자체가 드물어서 일단은 현장이 잡히는 대로 현장 찍는 걸 최우선으로 했고요. 사이사이 빈 시간에 공부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 지금 민주당이 경선 중이잖아요. 때문에 분량이나 순서에서 고민이 많았을 거 같아요.

“분량이나 순서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양강구도인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분량이 아무래도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캠프 측에도 솔직하게 전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1위 대결 중인 그 두 분 외에는 그래도 고르게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 후보들을 따라다니셨잖아요. 언론에서 보는 대선후보 이미지와 실제 따라다니며 보는 대선 후보 이미지는 달랐을 거 같은데.

“언론에서 보는 이미지와 달이 대부분이 많이 인간적이었고요. 소탈하시기도 하고 언론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에 억울해하시기도 하고 그런 인간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이 느껴지기는 했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어떻게 보면 언론에서 굉장히 정확하게 보고 있는 면도 있는 거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여섯 명을 다 팔로우하다 보니 한 분 한 분을 충분히 따라다니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분들에 대해서 어떤 인간적인 모습이나 방송 외적인 모습을 충분히 안다고 하기에는 어려울 거 같아요. 저도 그 면이 너무 아쉽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 후보들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셨는데 과정은 어땠나요?

“전문가분들은 저희가 찾아봐서 어디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을 섭외했고요. 그다음에 그거는 아무래도 주관적인 평이 많이 들어갈 테니까 그보다 더 객관적인 풀로 이 여섯 후보를 공정하게 바라볼 어떤 분석 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그래서 리얼미터에 의뢰했어요. 후보에 대한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한 인식조사를 의뢰했거든요. 회의를 하면서 발견하게 된 건 지금이 선거 기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어떤 전문가들 100명을 섭외하고 이걸 분석하는 게 객관성 측면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면 차라리 국민 인식조사 형식으로 가자고 했어요. 전문적인 식견에서 우리가 후보들을 분석한 게 아니라 아예 여론조사 형식으로 가자고 했어요. 그리고 1,000명이라는 숫자를 하게 된 거는 지금이 선거기간에 들어가서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차원에서 선거 기간 중에 여론조사는 1,000명을 해야 된다고 기준을 주셔서 1,000명에 맞춰서 하게 됐습니다.”

“네거티브 탈피, 흥미와 호기심 갖고 후보들 들여다볼 수 있길”

- 분석에서 어떤 내용이 눈에 띄었나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양강구도를 형성 중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그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서 공직 수행능력 등을 포함한 업무적인 능력은 이재명 후보가 1위를 차지했고요. 도덕성이나 인간적인 면 부분은 이낙연 후보가 1위를 차지했더라고요. 그래서 예상하기로는 제가 그동안 언론에서 바라봐온 모습들에 비춰봤을 때 두 분이 그게 바뀐 결과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정반대로 결과가 나와서 그게 좀 놀라웠죠.

그리고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서도 재밌는 결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김두관 후보가 공직 수행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든지 아니면 박용진 후보가 도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든지 그런 부분들이 국민들이 바라본 관점은 생각보다 좀 정확하구나 느꼈죠.”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 느낀 점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대통령의 자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저도 개인적으로 좀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요. 가십성으로 재미있는 소재거리나 아니면 언론에서 언뜻언뜻 비추는 이미지 같은 거로 쉽게 판단하려고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되게 후보 개개인은 국정운영을 어떻게 끌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종합적인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후보가 가진 종합적인 고민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두 번째는 생각보다 후보들 개인 개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들에 대해 이 후보가 어떤 일을 했었고 어떤 성과를 가졌었고 이런 것들을 많이 모르고 있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 나중에 대선후보가 점점 추려지는 단계가 오면 그런 걸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를 하고 선거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걸 제공해 주는 게 또 저희의 책임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아쉬운 점이 있을까요?

“아쉬운 점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 코로나 4단계여서 후보들의 선거캠프 현장들을 많이 취재를 못 했어요. 대부분 일정이 4단계 때문에 취소가 됐거든요. 대부분이 비대면으로 진행이 되었어요. 사실 실제 현장에 나가서 어떻게 행동하고 유권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스킨십 하는가를 통해서 진짜 이 후보의 진면목이 살아나는 면이 있거든요. 그런 현장을 물론 담는다고 담긴 했는데 일단은 그런 현장 자체가 희귀하기 때문에 그런 면을 충분하게 못 담은 게 가장 아쉽습니다.”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장면 있나요?

“많죠. 사실 지방 일정도 후보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중에 많은 부분이 방송에 담지 못했어요. 방송에 담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들에 대해서 공평하게 분량 배분을 하다 보니까 제한된 시간 안에 이 후보의 가장 두드러지는 활동과 양력, 그에 관련된 선거 유세 현장을 위주로 넣다 보니까 이슈 중요도가 좀 후순위라고 생각되는 현장들은 방송 편집 과정에서 삭제가 됐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참 아쉽죠. 어떻게 보면 후보 입장에서는 정말로 방송을 통해서 유권자들한테 보여 주고 싶은 본인의 모습일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저희가 담지 못해서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시사직격’ 화면 캡처>

-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뭐였어요?

“아까 말했듯이 코로나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요. 또 하나는 저희가 후보들의 일정을 팔로우하다 보니까 저희 촬영이 우선이 아니라 각 캠프의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게 우선이잖아요. 진짜 현장은 정신없이 바쁘거든요. 하루에 후보들이 지방 일정을 많게는 열 몇 개씩 소화하시더라고요. 그리고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보는 게 그 캠프가 나아갈 방향을 잡고 어떤 국정운영을 할지 상상을 하고 계획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해서인지 진짜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해요. 그거를 따라다니면서 촬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아시다시피 방송 촬영은 저희 위주로 세팅이 돼도 굉장히 어렵거든요. 저희는 방송적으로 매끄럽게 촬영하려면 여러 가지 앵글에서 찍기도 해야 하고 주변 정리를 좀 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제반 준비를 많이 하고 방송에 들어가는 편인데 그런 걸 저희 위해서 시간을 빼주실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에요. 저희가 그냥 그 캠프 일정에 가능하면 방해가 안 되게 팔로우하다 보니까 방송 제작 측면에서 힘들었습니다.”

- 시청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뭔가요?

“사실 이번에 하면서 유권자 분들이 알아서 다 잘 판단을 하실 거 같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저희가 딱히 새롭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기보다는 생각보다 각 후보는 열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저도 그렇고 많은 분이 정치인들에 대해서 만날 서로 비방만 하고 네거티브를 많이 한다는 정치혐오에 빠져있는 문화도 되게 강한 게 한국 사회에서 현실이거든요. 저희가 이번에 프로그램하면서 제일 목표로 했던 점도 정치혐오를 좀 없애보자였어요. 후보 하나하나가 사실은 만날 싸움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언론에서 싸움을 위주로 보도를 해서 그렇지 사실은 앞으로 나라를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많은 상상과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그런 부분들을 좀 우리가 주목하면 좋겠어요. 국민 유권자분들도 만날 싸움하는 거에 지쳐있는 마음을 좀 벗어 버리고 좀 흥미와 호기심을 갖고 각 후보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에 대해서도 좀 기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목표를 갖고 제작을 했던 거거든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혹시라도 <시사직격> 이번 편을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만 봐주세요. 네거티브 공방 외에도 후보들에 대해 굉장히 재미있는 면이 많이 있으니까 그런 걸 한번 보시고 재미있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