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발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이번에는 ‘경자유전 집착’ 발언으로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청년 정책 토론회 ‘상상23 오픈 세미나’에서 “농업을 산업, 비즈니스 차원에서 발전시키는 것보다 오래전부터 농사를 지어왔던 분들이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이 땅을 소유함)에 너무 집착한다”며 “관련 법 규정이 (산업화 등을) 전부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농업을 비즈니스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법 체계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청년 정책 토론회 '상상23 오픈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헌법 제121조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성명에서 이를 지적하며 “행정부 사법행정의 최고위직 중 하나인 검찰총장을 지낸 대선 유력 후보가 헌법을 정면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농지법은 헌법의 원칙을 구체화해 농지소유 제한, 농지소유 상한 등 내용을 담은 것으로 원칙을 규제로만 인식하는 윤 전 총장의 편협한 농정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전국쌀생산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농민의 길도 4일 성명을 내고 “윤 전 총장의 반농업적 반농민적 사고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성토했다. 

농민단체들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헌법에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지만 “농지법에서는 예외규정을 둬 국민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전체 농지의 70%가량은 임차농이 영농에 종사하고 있으며, 15년 후에는 전체 농지의 84%를 비농민이 소유할 것이라고 예측된다”며 “농민이 경자유전에 집착하고 싶어도 집착할 농지조차 없는 소유구조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농민단체들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불법 농지 투기를 통해 아파트를 임대받았다는 의혹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발언은 농민과 농업의 현재 조건은 아랑곳하지 않고 농민이 농지 소유에 집착한다는 식으로 현 상황을 왜곡한 것”이라며 “농업이 지닌 가치에 대한 공부를 더 하시라”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윤 후보 장모의 양평 농지 불법 매입 의혹을 상기시키며 “(언론은)농지를 단지 투기대상으로 여기는 것인지, 농지를 농민이 소유하는 헌법원칙이 왜 못마땅한 것인지 추궁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추 후보는 5일 SNS에 “그의 장모는 농민이 아닌데도 농지 900평·임야 수천평을 2006년 부동산회사를 세워 집중매입했고 가족회사에 헐값 ‘편법증여’ 논란도 제기됐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추 후보는 “양평군은 장모가 땅을 산 뒤 LH사업은 무산시키고 100% 녹지인 장모 땅을  무슨 이유인지 개발구역 승인을 해주었고 장모쪽은 무슨 확신을 했는지 이후로도 농지를 추가매입했다는 것”이라며 “전 과정을 보면 석연치 않은 용도변경 의혹이 있다는 것”이라고 의혹을 짚었다. 

그러면서 추 후보는 “(윤 후보가)어떤 토지관과 토지정의가 있는지 언론은 철저히 묻고 검증하여야 할 것”이고 더불어 “장모와 처의 가족이 가족회사를 통해 저지른 불법여부와 그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검사시절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는지 등도 검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