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에 잠들어 있는 이한열 열사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한열 열사와 ‘6월 항쟁’의 사진을 두고 1979년 ‘부마항쟁’이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열흘 전 윤 전 총장은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이한열 열사의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졌었다. 

윤 전 총장은 27일 부산을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민주시위가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나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은 부산 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추모 조형물을 감상했다. YTN 돌발영상에 따르면 조형물에 대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한열 열사”라고 설명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건 부마(항쟁)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주위에서 “네”, “1979년도”, “부마(항쟁)”라는 대답이 나왔다. 79학번인 윤 전 총장은 “내가 대학 1학년 때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조형물은 1987년 ‘6월 항쟁’을 그린 것으로 1979년 ‘부마항쟁’과는 관련이 없다. 1987년 6월 9일 최루탄을 맞고 피를 흘리고 있는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생 이한열 열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당시 모습을 로이터통신 기자가 찍었고 6월 항쟁을 대표하는 사진 중 하나가 됐다. 영화 ‘1987’에서도 당시 장면이 그려졌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에게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강조하는 발언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구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의 묘역에 참배했다. 윤 전 총장은 이한열 열사 묘역 앞에서 “당시 대학원 석사 과정을 진행하면서 연세대 앞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며 “직접적으로 사망한 것은 보지를 못했지만 당시 상황을 많이 이야기 들었다”고 회상했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이에 대해 송일준 전 광주MBC사장은 “대통령 되겠다고 나선 이와 3선 국회의원이 부마항쟁과 6월항쟁도 모른다”며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라고 씁쓸해했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부마항쟁과 6월 항쟁을 구분조차 못하는 민주주주의 역사에 대한 무지라 더욱 충격적”이라며 “윤석열 예비후보가 연일 민주화운동에 대한 행보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윤 후보는 5.18에는 헌법정신을 강조했고, 광주와 대구를 방문해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언급했다”고 그간 행보를 되짚었다. 

이어 “그러나 윤 후보에게 민주화운동은 단지 정치적인 홍보수단에 불과한 것 같다”며 “민주화를 위해 피 흘린 분들에 대한 추모와 존중은 없고, 자신의 대선 행보를 위한 도구로만 여기는 것이라면 정말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부터 착실하게 공부하시기를 권한다”며 “더불어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모든 분들과 국민께 고개 숙여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