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예비후보가 다녀간 대구 서문시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 후보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세를 과시하려 시장 안에 모인 인파와 취재진까지 더해진 상황을 만든 것은 적절하지 못한 일정이었습니다. 

더욱이 이틀 전 방문한 부산에서도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시민과 취재진들까지 있는 공간에서 식사를 하고 옆자리 시민에게 술잔을 받는 모습이 그대로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코로나 확산 속에서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입니다.” 

29일 더불어민주당 김진욱 대변인의 서면브리핑 중 일부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예비후보는 코로나 방역 지침에 적극 협조하기 바랍니다”라며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방문한 대구 서문시장에서 코로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꼬집었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대구 서문시장 관련 6명 확진... 윤석열 방문 불똥?> 기사에서 “특히 전국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중구 서문시장 내 동산상가 관련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대구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경제 살리기 간담회를 위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지난 20일 윤 전 총장이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지지자 등이 다수 결집한 바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동산상가에서는 지난 26일 확진자가 1명 발생한 데 이어 27일 4명의 확진자가 추가됐고 28일에도 1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서문시장을 방문한 윤 전 총장은 동산상가를 방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시 윤 전 총장의 지지자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고 윤 전 총장을 비난하는 시민들까지 한데 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이 서문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동산상가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대두되는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등 방역수칙 위반 논란이 일고 있어, 방역당국은 'n차 감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민폐’부터 ‘쩍벌’, ‘졸음’까지  

말 그대로, 민폐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및 인터넷 상에서는 윤 전 총장의 연이은 ‘음주’ 선거 운동을 향한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27일 연합뉴스의 <부산行 윤석열, 돼지국밥 먹으며 “소주는 ‘대선’ 소주!”> 기사를 공유한 뒤 이런 일침을 남겼다. 

“안녕하세요 연합뉴스님 @yonhaptweet 부산 방역단계상 개인모임이 4인까지 가능한데 이 기사에서 윤석열, 동석한 의원, 사진 찍은 기자까지 포함하면 ‘개인 모임 4인’이 넘어가는데 방역수칙 위반인가요 아닌가요? 기자는 방역수칙 ‘인원’에서 제외된다는 규정이라도 있나요?” (트위터 사용자 @luxsOOOOOOOOOO)

이는 민주당의 지적처럼 윤 전 총장이 앞선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가진 ‘호프 회동’에 이어 또 다시 취재진의 방역 수칙 위반을 묵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광진구 한 치킨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뿐만이 아니었다. 윤 전 총장의 민심 행보 자체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민심 행보에서 드러나는 윤 전 총장의 여러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오르는 중이다. 

소셜 미디어 상에선 소위 ‘쩍벌’ 등 인터뷰나 기자 간담회 등에서 포착되는 윤 전 총장의 평소 자세를 꼬집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26일엔 전북 금산사에서 진행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 영결식에 참석한 윤 전 검찰총장의 졸음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입길에 올랐다. 이를 두고 채널A마저 28일 <채널A 뉴스 TOP10>에서 <‘쩍벌, 졸음’ 공방…대선 검증대 위에?>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본인의 습관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검찰총장 때도 저렇게 앉아계시고. 다 똑같잖아요. 지금 모습이. 그런데 이제 저런 부분을 캠프에서 누군가가 계속 지적을 해줘야 됩니다. 사실 본인은 잘 몰라요. 자기가 평소에 계속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정치인이면 사실 투명한 거울 속에 있는 거거든요. 많은 분들이 보시고요. 그러면 지금부터라도 늦지가 않았으니까 저런 부분을 계속 지적해주시는 분을 누군가가 두고.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치는지 국민들께서 나를 어떻게 바라봐 주실 것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이 인식을 하셔야 됩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 <이미지 출처=트위터 캡처>

오늘도 ‘윤석열 쉴드’에 여념 없는 언론들 

그랬던 윤 전 총장이 또 한 번 사고(?)를 친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YTN 돌발영상 카메라였다. 29일 YTN은 <1987년> 영상에서 지난 27일 부산 방문 당시 부산 민주화 공원을 방문한 윤 전 총장과 장제원 의원 등 일행의 모습을 돌발영상에 담았다.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오래오래 기억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의 기본을 지키고 나라의 번영을 이뤄가는 기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세나 태도는 어쩌면 외양일 수 있었다. 이렇게 평소처럼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강조하던 윤 전 총장의 소양과 품격(?)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은 그 다음 장면이었다. ‘민주 열사 참배’ 후 공원 내 조형물을 바라보던 윤 전 총장은 손으로 가리키며 “이건 부마항쟁인가요?”라고 물었고, 옆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은 “네”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실제 윤 전 총장이 가리킨 조형물은 고 이한열 열사의 연세대 앞 최루탄을 맞은 모습이 뚜렷하게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이었다. 이어 서울대학교 79학번 출신인 윤 전 총장은 “본인이 1학년 때”라며 계속해서 부마항쟁과 관련된 얘기를 이어나갔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거기에 맞장구를 쳤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음주 선거운동부터 ‘쩍벌’과 ‘졸음’까지.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두고 태도나 일정 모두 처음 접하는 대선 선거운동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어쩌면 지근거리에서 취재를 하는 동안 방역수칙을 위반해도, 6월 항쟁을 부마항쟁으로 헷갈려도 침묵하는 언론들 때문 아닐까. 

사실 이것이 단순 실수인지도 불분명해 보인다. YTN 보도 전까지, 윤 전 총장의 실수를 지적하는 언론은 단 한곳도 없었다. 반면 윤 전 총장 호위에 여념이 없는 이들은 넘쳐난다. 이한열 열사도 몰라보는 윤 전 총장 ‘쉴드’에 여념이 없던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포함해서 말이다. 

“지금 부산 민주공원 같은 경우는 1990년도에 조성이 됐는데요. 4.19 혁명이라든지, 부마 항쟁이라든지, 6월 항쟁이라든지. 상징적으로 부산 민주화의 성지 같은 곳 아니겠습니까. 지난번 대전 같은 경우는 대전 국립현충원을 갔었고요. 광주 5.18 묘역을 갔었고. 대구는 2.28 민주화 기념공원에 갔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거길 들렸는데. 본인이 어떤 보수라는 그런 스탠스를 잡고 있지만. 하지만 민주화에 대한 정통성. 이런 것들도 본인이 함께 아우르겠다. 즉 윤 전 총장이 얘기했던 확장성의 어떤 차원에서 행보가 기획이 된 것 같고요. 남은 곳은 강원도, 충청 다른 지역들. 경남, 이런 지역들을 순례할 것 같습니다.” (28일 채널A <채널A 뉴스 TOP10> 중에서)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