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동거설 전직 검사, “어떤 사적 관계도 없었다.”>(연합뉴스) 이 기사를 보고 두 가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두 사람이 어떤 ‘공적 관계’를 맺었는지가 하나고, 검사들은 어떤 관계를 ‘공적 관계’로 취급하는지가 다른 하나입니다.” (27일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 페이스북 글)

윤석열 전 총장 아내 김건희씨의 ‘양◯◯ 전 검사와의 동거설’과 관련해 열린공감TV-경기신문 공동취재진의 양모 전 검사 모친 A씨의 인터뷰가 만만치 않은 후폭풍(☞관련 기사 : “진실은 드러난다”던 김건희…열린공감TV가 확인한 충격적 증언)을 불러 온 가운데 전 교수가 짚은 핵심은 이랬다. 

▲ 지난 2019년 7월25일,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당시의 윤석열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 <사진제공=뉴시스>

특히 열린공감TV의 A씨 인터뷰 영상 공개(26일) 다음날 오후 양 전 검사와 윤 전 총장 측 반론이 보도되며 파장이 더 커진 형국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 제기한 문제제기에 대해 전 교수는 이런 견해를 내놨다. 작금의 취재와 관심이 비단 김씨의 과거 사적 관계가 아닌 공적 관계 연루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주장이었다. 

“공직 후보자 부인의 결혼 전 행적을 문제 삼는 건 여성혐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론매체들이 아버지가 공직자도 아니던 시절 딸의 행적을 샅샅이 털어 대중 앞에 전시했을 때, 그 딸의 사생활을 추적하는 건 스토킹이 아니라는 칼럼이 거대 신문에 실렸을 때, ‘여성혐오를 멈춰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물론 공직 후보자 부인이라 해도 ‘사적 관계’가 공개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그가 다른 사람들과 맺은 관계에 ‘공사(公私)’가 뒤섞여 있어서 공적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공적 관계’로 취급해야 할 겁니다.” (27일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 페이스북 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양 전 검사 측은 “94세 노모의 집에 일방적으로 찾아간 것도 모자라 ‘점을 보러 왔다’고 거짓말로 접근하고 원하는 답을 유도했다”며 “있을 수 없는 인권유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히며 향후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선 캠프 역시 같은 날 “기사 내용 전체가 사실무근”이라며 “가장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관련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뭘 어떻게 유도질문을 해야...”, 당사자들 반박에 이어진 열린공감TV 재반박 

“‘나를 엄마라고 하고 자기를 딸이라고 하고 내 아들에겐 오빠라고 하고 살았다’. 아니, 그니까 도대체 뭘 어떻게 유도질문을 해야 저 대답이 튀어나오냐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27일 <전직 검사 ‘김건희 동거설’ 일축..매체 “왜 거짓으로 모느냐”> 기사에 달린 포털 다음 댓글 중 하나다. 28일 오전 10시까지 7000개가 넘게 달린 댓글 중 해당 댓글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거짓말로 접근하고 답을 유도했다”는 윤 전 검사 측 반박을 염두에 둔 반문이었다. 

양대 포털의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여론은 대동소이했다. 양 전 검사 측 ‘치매설’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던데 그게 치매 노인의 답이라 생각하냐”라거나 법적 대응 예고에 “차라리 고소를 해서 진실을 가려라”는 주문이 쇄도했다. 

해당 인터뷰에 대한 관심도 폭발했다. 열린공감TV의 해당 인터뷰 유튜브 영상은 같은 시각 조회수 70만회를 돌파했다. 제일 처음 해당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동거설’ 전 검사 모친 “윤석열 부부 아파트는 우리 집, 김건희 거 아니다”>란 <오마이뉴스> 기사에도 양대 포털 도합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화면 캡처>

한편 양 전 검사 측 ‘치매’ 주장에 열린공감TV 역시 반박을 내놨다. 열린공감TV ‘정피디’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머님의 정신은 또렷하셨습니다”라며 “어머님은 한동안 자식(양◯◯ 전 검사)이 찾아오지도 전화도 없다고 섭섭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기자신분임을 밝혔고 명함도 드리고 왔습니다”라고 밝힌 뒤 양 전 검사 및 윤 전 총장의 반론에 대한 재반박을 내놨다. 

“1. 점을 보러왔다. (실제 점을 보려 했습니다). 
2. 취재 중임을 밝혔습니다. (정부 기관 사람들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3. 취재 후에 기자 명함을 전달했고 상호 전화번호를 교환 했습니다.(휴대폰에 저장)
4. 다음에도 방문하겠다고 했으며, 놀러오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직접 어머님 휴대폰으로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 휴대폰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도 입력했습니다. 자신의 어머님이 하신 말씀을 모두 거짓으로 몰고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열린공감TV를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왜 진실을 증언하신 어머님이 아닌 열린공감TV를?(...). 

열린공감TV는 취재윤리에 벗어나지 않고 기자신분을 모두 밝혔으며 추후 영상장비를 가져와서 다시 제대로 녹화해도 되냐고 물었으며 어머님은 아들 내외와 상의하겠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의 정신은 ‘온전’ 하셨습니다.”

양 전 검사와 윤 전 총장 측이 제기한 열린공감TV 인터뷰의 ‘취재 윤리 위반’에 대해 일각에선 ‘검언유착’ 사건 채널A 이동재 기자에 대한 최근 법원의 무죄 판단을 일례로 들기도 했다. 정피디가 소개한 취재 과정만 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해석인 셈이다. 아울러 정피디는 윤 전 총장 측과 양 전 검사측 법적 대응 예고에 “방송을 통해 보여진 것이 전부가 아니란 것”이라며 후속 보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열린공감TV는 저들이 이런 상황에서 국면타개를 위해 ‘법’을 이용할 것을 예견했으며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은 녹취 부분도 상당수 있음을 알린다. 94세의 연세임에도 정신이 또렷한 노모를 한 순간 치매환자로 내몬 비정한 아들과 윤석열 캠프는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우선 두 가지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양 전 검사 모친이 치매환자임에도 노부모 둘을 오랫동안 팔당 근방 전원주택에 방치한 채 몇 달 째 연락조차 없는 양 전 검사는 모친의 ‘장기요양등급’ ‘장애등급’ ‘의료기관 진단서’등을 공개해야 한다. 둘째 윤석열 부부는 신혼여행을 어디로 다녀왔는지 공개해야 한다.” (28일 정피디 페이스북글 중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 

“양◯◯ 전 검사는 ‘옛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 관련자료’에 수없이 등장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에만 70차례 이상 나옵니다. 그는 현직 검사(!) 시절에 서울대 법대 선배인 조남욱 회장을 수시로 만나 밥을 먹고 골프를 쳤습니다. 연하장과 명절 선물도 받았습니다. 이러한 현직 검사와 건설기업 회장의 부적절한 관계가 오랫동안 이어집니다. 

그러는 동안 미국에서 아이들을 돌보던 그의 부인은 윤석열 장모 가족으로부터 1만8880달러를 송금받습니다. 송금받기 전에는 윤석열 장모, 부인과 해외여행까지 다녀옵니다. 이런 일이 모두 현직 검사(!) 시절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랬던 그가 오늘 윤석열 부인과 자신의 동거설을 증언한 자신의 어머니를 ‘치매노인’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한때 검찰총장까지 꿈꾸던, 잘나갔던 전직 검사님이 이렇게 막나가서야 되겠습니까?” (27일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페이스북글)

이날 <‘동거설’ 전 검사 모친 “윤석열 부부 아파트는 우리 집, 김건희 거 아니다”> 보도 당사자이자 윤 전 총장 장모 최씨 및 아내 김씨의 과거 행적에 대한 검증보도를 지속해 온 구 기자가 제기한 또 다른 문제제기다. 

앞서 <한겨레>가 제기한 윤 전 총장의 ‘삼부토건 접대 의혹’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의 연쇄라 할 만하다. 더불어 이 같은 주장 역시 이어지는 김씨 관련 검증이 사생활이 아닌 공적인 영역에 대한 검증임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한겨레 홈페이지 캡처>

법에 정통한 검찰 출신 인사들이 검증보도에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어딘지 미심쩍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열린공감tv, 경기신문에서 94세인 양모 변호사의 노모를 신분을 속이고 만나 허위 내용의 진술을 유도한 것은 취재 윤리를 위반한 수준이 아니라 ‘패륜 취재’이자 심각한 범죄 행위를 한 것”이라며 “이런 인격을 말살하는 수준의 악의적 오보를 재인용한 사안에 대하여도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이번 사안이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법정으로 향한다면 어떤 전개가 펼쳐질까. 윤 전 총장의 대선 레이스 내내 해당 의혹에 대한 법정에서의 검증이 이어지는 동시에 그 의혹들에 대한 증거들이 하나둘 쌓이고 그에 대한 언론보도가 대대적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는 법조인인 윤 전 총장과 양 전 검사, 두 사람이 “강력한 법적 대응 예고”와 달리 실제 그런 상황을 원할지는 심히 의문이다.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