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국민문화체육센터 5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소멸위기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가짜 수산업자 게이트’와 관련 공작설을 제기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 대해 14일 “이 전 기자측에서 상당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저희가 조사단이나 이런 걸 꾸리든지 뭔가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이동훈 전 기자 측에서 상당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이 대표가 SNS를 통해 밝힌 “충격적 사안이다,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 <이미지 출처=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 대표는 “그게 시작되지 않는다면 저희가 뭐 딱히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들어가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저희가 아주 면밀하게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거듭 “이 전 기자가 이름은 아니더라도 내용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그래야 저희가 야당 입장에서 범야권 대선 주자에 대한 네거티브 마타도어로 규정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짜 수산업자의 검찰·경찰·정치·언론계 전방위 금품수수‧로비 의혹과 관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논설위원은 전날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여권 인사의 정치공작 시도’를 주장했다.

이 전 위원은 “여권 정권의 사람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을 했다”며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그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공작설’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측은 14일 ‘이동훈 전 대변인 발언 관련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여된 사람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아직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는 공작 정치이자 수사권을 이용한 선거 개입, 사법 거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 캠프는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자신들에 불리한 사안에서는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강력히 역설해왔는데, 그와 반대로 이 전 대변인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왜 6월 29일에 갑자기 공개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동훈 전 대변인이 사퇴한 날은 6월 20일이다. 선임된지 열흘만으로 당시 언론들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놓고 메시지 혼란이 일었던 것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진상조사단을 왜 꾸리나”라며 “이동훈 전 위원이 본인에게 찾아와서 회유했다던 사람, 그 사람이 누구인지만 밝히면 끝날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실 어제 누구인지 얘기했으면 끝났을 문제”라며 “전형적인 조선일보의 ‘아니면 말고식’ 언론 플레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라임사태’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례를 되짚으며 “야권 인사가 관여됐다고 구체적인 실명과 행위를 검찰에 수차례 진술했는데도 절차에 따른 보고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언론에는 오로지 여권 인사에 대한 보도만 나왔던 것을 기억하는가”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박 의원은 “결국 김봉현씨가 언론에 자필편지를 보내 폭로한 이후에야 수사 당시 거론했던 야권 인사는 구속까지 됐다”며 “이런 것이 사실 ‘공작’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