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억원 1차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치적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 발언에 대해 14일 “재정독재를 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경제부총리의 용감한(?) 발언은 재정 민주화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중대한 사태”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히며 “재정 운용은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우리 헌법이 정하고 있는 삼권분립의 원칙에서 보면, 공공정책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입법부의 몫이며 이를 충실하게 집행하는 것은 행정부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진 의원은 “정책 결정의 과정에서 입법부는 행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야 마땅하며, 특히 예산안 증액의 경우에는 행정부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며 “그러나 예산안을 심의하여 확정하는 것은 입법부인 국회의 고유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당국자가 이를 부정한다면 남는 것은 재정독재밖에 없다”며 “홍 부총리의 재정 인식은 목적과 수단을 혼동한 재정지상주의, 재정근본주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책임 정치와 관련 진 의원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국민을 위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 국민만을 위할 것인지, 부총리 개인의 견해나 소신은 그 자체로 존중하지만 최종 결정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몫”이라며 “그 책임도 마땅히 국회가 질 것이다. 이것이 책임정치의 원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의원은 “재정에 관한 권한을 모두 틀어쥐고 휘둘러 온 기획재정부가 마침내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따져 봐야 할 때”라며 홍 부총리 발언의 역설을 짚었다. 

진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역사적인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직후 재정권력의 분산과 민주적 통제를 위하여 재정경제원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었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이 체제를 그대로 승계했다”며 “지금이야말로 당시의 역사적 경험을 되짚어 보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되레 “모피아가 반민주적 특권층임을 전 국민 앞에 드러냈다”며 “민주주의 진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홍 부총리의 가치관에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결정’은 ‘국민의 뜻’인데 ‘정부안을 존중해달라’는 것은 ‘재정운용은 모피아 권한’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모피아들이 일종의 왕정시대 사고를 소유하고 있음을 전국민 앞에 보여준 것”이라며 “모피아 해체는 재정과 금융 민주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