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제 2차 추경관련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당 의원들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진과 관련 13일 “재정 운용은 정치적 결정을 따라갈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국회의 결정에 따라 재정을 운용하는 게 민주주의”이라고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길은 정치가 낸다, 정부는 낸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재정 운용은 정치적 결정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준다면 카드 캐시백은 불필요하지 않느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문에 “신용카드 캐시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경제 어려움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정도의 돈은 필요하다”며 “이것을 깎기 보다는 큰 틀에서 캐시백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우용 교수는 SNS에서 “의회를 만든 기본 정신은 ‘대표 없이 과세 없다’였다”며 미국 독립전쟁 당시 슬로건을 상기시켰다. 

‘대표’는 국회에서의 대표를 의미하는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의 토대가 됐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승인 없이 정부가 국민에게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제59조에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전 교수는 “납세자의 뜻이 국회의 뜻이고, 국회의 뜻에 따라 재정 운용을 하는 곳이 기재부”라며 “국회의 결정에 따라 재정을 운용하는 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홍 부총리의 해당 발언에 대해 “관료주의적 고집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경제학자도, 실물경제인도, 중소자영업자도 내수진작을 위한 소비진작을 호소한다”면서 민심을 전했다. 그는 “국민 중 20%를 제외시키고 가려내느라 시간낭비와 행정낭비 하는 것보다 바로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내수시장 가뭄에 단비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추 전 장관은 “재난지원금을 지금 지급하면 소비하느라 방역에 방해된다는 듯이 실정모르는 말씀을 하는데 1년 이상 온 국민의 소비패턴도 바뀌었다”며 “골목 밥집마저도 도시락 주문배달에 익숙해져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마치 서민이 방역 훼방꾼이라도 된다고 여기는 듯하나 4단계 거리두기도 호응하며 방역에 협조하고 있지 않느냐”며 “절박한 민생을 외면하지 마시고 즉시 전면 지급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