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 대표간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에 대해 13일 “대변인에게 스피커폰으로 전달”해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BBS불교방송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어제부터 방역 수칙이 강화되면서 저랑 송 대표가 식사를 하고 저희가 얘기한 내용을 옆방에서 같이 식사하고 있던 대변인들에게 스피커폰으로 전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봤을 때는 좀 오해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합의 내용에 대해선 이 대표는 “송 대표가 경계선을 나누는 문제나 여러 가지 행정비용 문제 때문에 전국민재난지원금으로 돌리면 어떻겠느냐고 했다”며 “형식에 대해서는 제 입장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식에 대해 행정 비용이나 경계선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충분히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된다고 제가 전국민재난지원금 방식에 동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런데 저희 당 같은 경우 선별 지급이 원래 당론 아닌가”라며 “민주당 같은 경우 보편 지급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80%에서 100%로 가는 걸 검토할 수 있다는 부분을 반영한 것 같아서 서로 양당에서 추구하는 바가 있었고 각자 부분을 양해했다, 이렇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변인 발표할 때도 각 당에서 협의를 통해서 구체화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런 과정이 없다보니 속보 경쟁 속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이것만 (기사로)나가서 여론이 좀 굉장히 강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합의 번복’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번복 과정을 보니 20대 국회 당시 ‘나경원-황교안 투톱 체제’가 떠오른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당시 원내대표간 합의가 번복되는 모습을 자주 봐야만 했다”며 “그 결과 정당 간 합의가 구속력과 의미를 제대로 가질 수 없게 되면서 양당 간 대화도 어려워졌었고 국회 운영은 혼란에 빠졌다”고 되짚었다.  

이어 박 의원은 “이 대표가 직접 맺은 합의가 번복되는 것은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것이고 국회 운영을 혼란하게 할 것”이라며 “약속을 무겁게 여기고 이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동학 최고위원도 “이준석 대표를 흔들면 국민의힘은 다시 폭망한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들이)이준석 대표에게 기대하는 것은 기존의 정치와는 다른 정치, 협력할 땐 과감하게 해주고, 기성의 낡은 정치문법을 바꾸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방해한다면 머지않아 다시 폭망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100분만에 말을 뒤집는 ‘100분 대표’, ‘탱자 대표’가 되려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윤 원내대표는 “송영길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당대표 신의뿐 아니라 이 대표는 2030 청년세대와의 신의도 저버렸다”며 “우리당이 전국민 지급을 검토하는 이유는 정부 추경안에 따르면 1~2인가구의 주된 구성원인 2030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대거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