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7월 방역 완화 연기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월요일 기준 59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3차 대유행기였던 1월초 이후 최대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내일자 확진자가 800명대가 나올 수 있다.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 그대로”라며 이 같이 밝혔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94명으로 집계돼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이미지 출처=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페이스북>

정재훈 교수는 “현재 유행 추세는 한 달 전 예측에서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따라가고 있으며, 이 상태 그대로 방역이 완화될 경우 급격한 유행 확산이 예상된다”며 “이 예측은 백신 접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가정을 포함하고 있기에 더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7월로 예정된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과 방역완화는 너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저는 예정된 방역완화조치를 최소 몇 주간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와 관련해 정 교수는 “방역완화는 개별 정책보다는 신호의 영향이 크다”며 “개별적 조치가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면서 마치 7월부터는 과거로 거의 돌아갈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가 국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방역 성과의 핵심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짚고는 “이러한 신호는 실질적인 방역완화 정책 시행 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30일 0시 기준 하루 1만6084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아 1차 접종자는 누적 1532만1254명으로 집계됐다. 주민등록 인구의 29.8%이다. 2차 접종은 490만5462명이 완료했다. <그래픽제공=뉴시스>

또 “고령층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의 연령층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며 “같은 700명이라고 해도, 사회적 활동성이 더 높은 인구집단에서의 특수발생율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확산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50대는 아직 충분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정재훈 교수는 특히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했다. 그는 “이번 주 확인된 서울의 일부 클러스터에서 델타변이 유입이 의심된다”며 “이제까지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전파속도가 낮은 GR형과 알파 변이 정도만이 유행하고 있었지만 델타변이가 확산될 경우 예상을 벗어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 반 넘게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자영업자에게 고통이 큰지 상상하기도 어렵다”면서 “그러나 방역완화는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역설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장 적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유행이 커질 경우 다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해야 할 수도 있다”며 “당국의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정재훈 교수의 해당 글을 SNS에 공유하고는 “거리두기의 완화는 점진적으로 기술적으로 백신접종률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서두르면 상처가 커진다”며 동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