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여는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윤봉길기념관)’을 편법으로 대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경향신문과 열린공감TV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 씨 지인이 운영하는 이벤트 업체(아이오라이브마케팅) 이름으로 사용 신청서를 제출하고, 행사 목적을 ‘세미나 및 기자회견’으로 적었다.
▲ <이미지 출처=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이로 인해 기념관 직원들은 언론 보도 전까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식 목적으로 행사장을 이용할 계획임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봉길기념관 대관업무 담당자는 경향에 “대선 출마 선언식은 정치적 목적의 행사로, 대관 허용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윤 총장이 처음부터 행사장을 대선 출마 선언식으로 사용하겠다고 신청했다면 기념관 내부에서 좀 더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쳤을 것”이라며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알리는 장소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대관업무 담당자는 “언론보도 후 국민적 영웅인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특정 대선 후보의 정치적 목적에 사용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항의가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며 “하지만 또 다른 정치적 논란을 낳을 수 있어 대관 허가 취소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꼼수대관’ 논란에 윤 전 총장 측은 “예약 과정에서는 장소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고, 행사 보안을 위해 ‘세미나 및 기자 간담회’로 적었으나, 이후 본 계약 이전에 ‘윤석열 정치선언 행사’라는 사실을 미리 밝히고 대관비용을 지급했다”며 “윤 전 총장의 부인은 대관 과정에서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열린공감TV 정피디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념관 대관계약서의 당사자는 ‘아이오라이브마케팅’이라는 회사다. 그 회사는 현재 상근직이 1명 있는데, ‘관리직’이라고 밝혔고 만약 윤석열이 공식적으로 아이오라이브마케팅에 의뢰를 했다면 그 관리직원이 관련 계약 내용을 모를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강진구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아이오라이브마케팅의 유일한 상근 관리직원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그렇다면 김건희 씨의 지인인 대표가 회사 이름으로 대관신청서를 낸 것 말고 다른 경우의 수가 있을까?”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 <이미지 출처=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정피디는 또 “게다가 윤봉길 기념관의 이모 담당 부장은 ‘윤석열의 정치행사 목적인지는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이미 인터뷰 했다. 대관 계약서에 윤석열 관련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도 했다. 사전에 윤석열의 정치행사인 줄 알았다면 ‘더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짚고는 “해당 발언은 열린공감TV 영상보도를 통해 담당 부장의 육성이 그대로 왜곡 없이 보도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관담당 부장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골치가 아프다’는 말까지 했다”면서 “때문에 본 계약 이전에 ‘윤석열 정치행사라는 것을 기념관에 밝혔다’는 윤석열 측 해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꼼수 대관’이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진 검사는 이날 SNS에서 “강진구 기자님 취재에 따르면,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정무직 공무원 중 한 자리의 출마 선언을 할 계획(=정치 목적 활용)이라는 분이, 이용자명을 자신이 아닌, 문화 사업을 하는 사업체 명의로, 이용목적을 ‘세미나 및 기자회견’이라고 기재하여 마치 문화사업인 것처럼 신청했다고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업무방해죄는 결과 발생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결과 발생의 우려만 있어도 성립하고(2006도1721), 이에 따라 신청을 받은 사람이 착각을 일으켜 OK하는 결과가 발생했으면 더욱 당연히 성립한다고 한다(91도 2221). 즉, 허위의 서류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봉길 기념관 출마선언과 관련된 문제는, 이미 그와 같은 신청에 따라 대관이 허가됐다는 사실”이라며 “이걸 어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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