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조선일보LA 홈페이지 캡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조선일보의 ‘조국 부녀 일러스트’ 파문과 관련 미국법원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선일보LA가 문제의 일러스트를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 “법리적 쟁점과 소송 비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한국과 상이한 미국 명예훼손의 법리적 쟁점을 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검토 결과가 괜찮다면, 손해배상액을 1억달러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페북 친구의 조언에 대해 동의를 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소송 비용 일부를 기꺼이 부담하고 싶다”, “소송 비용을 모금하게 되면 힘을 보태겠다”, “<조국의 시간>을 많이 사서 소송비용에 보태야겠다”,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 되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조 전 장관의 페북에 남겼다. 

앞서 조선일보는 21일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란 기사에서 조국 전 장관과 딸 조민씨,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독립운동가 유진 초이(이병헌)와 김희성(변요한)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를 삽입했다. 

해당 일러스트는 2월 27일자 서민 단국대 교수의 칼럼 <조민 추적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에 사용됐던 것으로 조선일보는 성매매로 남성들을 유인해 금품을 훔친 절도단 기사에 재사용한 것이다. 

조선일보LA판 기사에도 그대로 사용했다. 조선일보LA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조국 전 장관 부녀 일러스트가 삽입된 ‘성매매로 유인 절도단’ 기사를 24일 오전 11시 현재에도 볼 수 있다. 

☞ 조선일보LA판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

조국 전 장관은 “이 그림을 올린 자는 인간입니까”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또 “국내판에는 그림을 바꿨지만 LA판에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캡처 사진을 제시했다. 

언론노조는 성명을 내고 “반인권 범죄, 일베 수준 지라시로 전락했다”며 맹비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일보 폐간’을 촉구하는 청원이 또다시 올라왔다. 

2019년 7월 “일본 극우 여론전에 이용되고 있는 가짜뉴스 근원지 조선일보 폐간 및 TV조선 설립 허가 취소”란 청원이 올라와 24만5천명의 동의를 받는 등 그간 조선일보 관련 청원은 다수 올라왔다. 

▲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번 일러스트 사건으로 23일 올라온 ‘조선일보 폐간시켜주십시오’란 청원은 하루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24일 오전 11시 45분 현재 동의자수가 10만779명에 달했다. 

영국 서섹스대학교 케빈 그레이 교수는 트위터에 <성매매 기사에 '조국 부녀' 일러스트..조선일보에 조국 분노>란 중앙일보 기사를 링크한 뒤 “구역질 난다(This is disgusting)”라고 언급했다. 

▲ <이미지 출처=영국 서섹스대학교 케빈 그레이 교수 트위터 캡처>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건 ‘인격 살인’도 아니고 ‘사람 사냥’ 그대로”라며 조선일보가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손해볼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본래 특정인의 사생활을 다 털어 인격에 마구 비난을 퍼부어 신뢰를 못받을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공직 진출의 길을 막는 걸 일컬어 ‘인격 살인’ (character assassination)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그런데 이건 이제 ‘특정 개인’도 아니고 그 일가, 가족들까지 연좌의 논리로 엮어 다 같이 ‘사냥감’으로 만든 것”이라며 “사람 사냥”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선일보에 대해 박 교수는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렇게 해도 손해 볼 일은 절대 없기 때문”이라며 “윤리위 차원의 처벌도 없을 거고, 독자나 필자들도 떨어질 일은 없다”고 했다. 

그는 “봤던 사람들이 계속 보고, 거기에 글을 쓰시는 고명하신 ‘지식인’ 분들은 계속 글을 쓴다”며 “이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