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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근본적 문제 해결 안하면 군대내 성추행 또 나온다”[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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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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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17  17:01:10
수정 2021.06.17  1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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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공군에서 근무하던 이 모 중사가 혼인 신고한 날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유는 회식 자리 등에서 군부대 선임 부사관의 지속적인 성추행 때문이었다. 이 일이 알려지자 나라는 발칵 뒤집혔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방부의 대응을 성토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군대 내 성추행 혹은 성폭행으로 인한 사망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있었고 2017년에도 있었다. 즉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 것이다. 문제가 뭔지 조언을 구하고자 해병대 대위 출신인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을 지난 10일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방 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형식적인 교육 아닌 젠더인식‧교육커리큘럼 자체를 바꿔야”

   
▲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 <사진=방혜린 팀장 제공>

- 공군 이 모 중사가 성추행으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잖아요. 국민의 공분이 큰데 현재까지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어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는 한데 어제(9일) 국방위 내용도 그렇지만 국회나 이런 곳에서 문제를 인식하는 온도 차도 좀 있는 거 같고 여군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인식하는 지점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점들이 조금씩 다른 거 같거든요.”

- 어떻게 다른 거 같나요?

“저희가 계속 국회가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여야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까 야당이 오히려 좀 더 센 얘기들을 많이 하고요. 예를 들어서 청문회나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건 야당이 오히려 더 많이 하는 거 같고 여당은 어쨌든 내부 TF를 꾸려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거 같아요. 근데 정작 당사자들인 여군은 ‘근본적인 해결보다 책임자 처벌을 하려고 그냥 다들 난리인 것 같다’라고 느낀다는 거죠.”

- 그럼 근본적인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근본적인 문제는 군대 내의 문화라는 게 되게 남성 중심적이고 폐쇄적이고 또 여성 혐오적인 부분도 많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지침들이나 매뉴얼이 새로 생긴다 하더라도 이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기 요원하다는 거예요. 여군을 여성으로 계속 보는 시각들이 잔존하는 상태에서는 이 문제가 계속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텐데 어떻게 개선해야 된다라거나 이 부분을 건드려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않잖아요.”

- 군대 내의 문화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그 부분에서 시작하는 거 같아요.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부터가 이 문제의 시작이고 결국에는 내가 어떤 성추행을 신고한다고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든지 아니면 ‘다들 그렇게 하는데 왜 너만 그렇게 유난이야’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고요. 그다음에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피해 같은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너 한 번만 참고 넘어가면 되지 않느냐’ 이런 얘기도 쉽게 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가 여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좀 등한시하는 부분이죠. 그리고 성추행이나 성폭력이 사실은 자신들이 느끼기에는 그렇게 심각한 폭력 상황이 아닌데 여군들이 유난히 호소한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 사회 자체가 여성이 당하는 성폭력 문제 자체를 굉장히 대수롭지 않게 보잖아요. 우리가 그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면 이번 사건을 통해서 개선책이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로 개선될 확률이 낮다는 거죠.”

- 군대 내에는 상명하복 구조가 있는데 혹시 그것도 영향이 있을까요?

“네. 상명하복 체계가 영향이 있죠. 왜냐하면 이 사람한테 어떤 지시나 위력을 행사하기 좋은 환경이잖아요. 성폭력 자체가 사실 권력형 범죄인데 일반 사회에서는 부여하지 못하는 자기들끼리의 권력 관계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더 쉽게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거죠.”

-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특검을 주장하던데 특검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특검은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조사하는 국방부 조사본부 자체도 사실 군의 영향력 안에 있고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고 국방부 장관이 기소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국방부 조사 본부장 계급이 대령인가 준장밖에 안 될 거란 말이에요. 사실 여기 참모 총장도 있죠. 다른 공군 법무실장도 장군인데 제대로 수사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사실 이 문제에서 우리가 계속 특검을 하는 것은 어쨌거나 지금 왜 이런 보고 체계들이 어그러지게 되었고 누군가 잘못했고 이런 것들을 가려내야 되는데 이것을 내부의 시각으로 가려낼 수 없을 거라는 거죠. 그래서 특검이나 청문회 같은 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 군대 내에서 여군들이 어떻게 생활하나요?

“군대 내에서 여군들은 똑같이 생활하고요. 여군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거는 어떨 때는 군인답게를 바라고 어떨 땐 여자답기를 바란단 말이에요. 그런 이중적인 지휘를 계속하기 때문에 지금 기사나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회식 자리에 꼭 끼게 만든다든가 상석에 앉힌다든가 하는 일이 벌어져요. 내가 여성으로서 수행하고 싶어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요구하면서도 부대에 가서는 ‘너는 왜 여자 같이 구냐? 군인 같이 굴어야지’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있어요. 그런 것들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된 상태인 거고 여성이 직업적인 군인으로서 오롯이 설 수 없는 그런 환경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는 거고요.” 

- 팀장님도 여군 출신인데 그렇게 대접받은 경험이 있나요?

“있죠. 여군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있을 거예요.” 

-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어때요?

“기분이 나쁘죠. 왜냐면 나는 나잖아요. 어쨌든 나도 똑같은 시험을 치고 똑같은 기준에 맞춰 들어온 사람이란 말이에요. 근데 왜 나한테는 남군들한테 요구하지 않는 그런 것들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생길 수밖에 없죠. 기분도 나쁘고요.” 

   
▲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분향소에 유가족이 쓴 추모의 편지가 영정사진 앞에 놓여져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가장 문제가 회식 자리인지 아니면 평소 생활할 때도 그런 게 있나요?

“내가 평소에 그렇게 생각을 하니까 회식 가서 술김에 그냥 하는 거죠. 회식 자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술이 이 사람들에게 좋은 핑곗거리를 만들어 주는 거예요. 나중에 문제가 되면 ‘술김에 그랬다’거나 ‘술 먹고 실수한 거다’라고 얘기하잖아요. 근데 그게 아니고 핑곗거리를 술이 제공한 거죠. 늘 그렇게 생각하니까 술 마시고 그렇게 생각하겠죠.” 

- 사건이 벌어지는 거야 어떨 수 없죠. 그러나 성추행을 신고했지만 군에서는 가해자를 징계하는 게 아니라 덮고 가려고 한 게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사고가 안 일어날 수 없단 말이에요. 근데 여군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건 내가 신고를 했을 때 나에 대한 보호 체계나 신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가에 대해서 불신이 많은 거거든요. 이번 사건도 사실은 신고한 이후에 피해자가 힘들어 했던 게 더 크잖아요. 어그러진 부분도 많고 이 부분을 이번에 어떻게 해결할 지 검토돼야 해요. 특검이 될 수도 있고 개선해야 하는 절차들, 피해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것도 좀 더 천천히 검토가 되어야 해요.” 

- 9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사과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장관이 사과해야 하는 시점이죠. 지금은 참모총장도 사임했는데 사과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고 그래서 계속 얘기가 나오는 것일 거고요.” 

- 성 인식에 대해 군대 내에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성인지 교육이나 성평등 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 이런 것들을 분기에 한 번씩은 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반기의 한 번은 전문가가 오고 반기의 한 번은 인터넷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하는데 이게 사람이 그렇잖아요. 나의 성인지 감수성이나 젠더 의식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굉장히 꾸준한 교육과 개인적인 탐구와 노력으로 생기는 건데 군에서 하는 교육이라는 것이 굉장히 단편적인 교육에 지나지 않고 있고 일단은 교육을 하라고 대책이 나온 거니까 교육을 계속하지만 이게 어떤 의미 있는 교육이 되지 못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가 계속 얘기하는 거는 군인들도 일종의 생애주기를 가지고 있단 말이에요. 임관부터 전역까지 내가 어느 시점에 교육을 가야 되고 어떤 직급을 맡고 어떤 일을 하게 되고 이 성장주기에 맞춰서 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영어 배울 때 ABCD부터 배워서 나중에 관계대명사도 배우는 것처럼 커리큘럼이 짜여 진행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교육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그런 교육 자체가 의미 있지 않은데 아주 효과가 미진하게 나타난다는 거죠. 교육을 안 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나아요. 근데 교육의 효과가 그렇게까지 투자를 한 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인 거고요.” 

- 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을까요?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부분들이 가장 크죠. 교육하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을 갖고 교육을 받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교육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교육과 떨어지고요.” 

- 대안으로 ‘이 남성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 자체를 사실은 바꿔야 되는 부분이 크다’라고 하셨던데 어떻게 바꾸나요?

“이런 조직 문화를 바꾸는 건 사실 교육을 통해서 달성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냥 사고가 터졌을 때 대책처럼 형식적인 교육들이 아니라 진짜로 바뀌어야 해요. 우리 사회에 젠더 문제가 굉장히 크고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기에 젠더 인식이나 시민교육들에 대한 커리큘럼 자체를 바꿔야 해요. 그런 필요성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느껴서 바뀌면 좋겠어요. 근데 사실은 어떻게 바뀌나 보다는 본인들이 바꿔야 되는 거거든요. 이거는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군 급식, 민간위탁 아닌 건강한 공공급식 문제로 고민해야”

- 이번엔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뭐라도 내긴 내겠죠. 늘 그랬으니까요. 근데 결국엔 이게 제대로 작동해서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이 되려면 결국 남군들이 가지고 있는 여군에 대한 인식과 여성 혐오에 대한 시각 자체를 바꿔야 된다는 거죠.”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27일 경기 양주시 72사단 202여단을 방문해 장병들과 식사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좀 이건 다른 문제인데 지난달 격리 장병에 대한 급식이 논란이었잖아요. 개선되었나요?

“급식 문제는 조용한 거를 보니깐 조금씩 해결되는 거 같은데 여전히 급식도 군이 생각하는  개선 방향이나 이런 게 굉장히 단편적이거든요. 병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더 많이 배치하겠다거나 민간 위탁을 하겠다고 했는데 민간위탁이나 어떤 병사들이 선호하는 음식은 사실 대기업에서 납품하는 육류나 가공식품 위주의 입맛으로 다 짜여 있어요. 결국에는 급식이라는 게 또 시장 논리로 들어가는 거란 말이에요.

근데 군대 급식이라는 거는 결국 공공 급식 영역이잖아요. 내가 돈 주고 사 먹는 게 아니라요. 공공 급식은 결국에는 공공 급식을 제공 받는 사람이 균형 잡힌 식단으로 건강한 식자재를 이용해서 어떻게 공급받느냐의 문제인 거거든요. 군이 고민해야 되는 건 식판 사진 이런 거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과연 진짜 그렇게 제공을 하는 건지예요. 그냥 대충 예산을 때려 넣어 병사들 같은 경우 제일 좋아하는 돈가스와 제육볶음을 더 많이 주면 더 좋아하죠. 근데 그렇게 주면 건강한 식단은 아니잖아요.

우리가 어떻게 건강한 공공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넘어가야 되는데 그 부분이 아니고 그냥 계속 비난을 받으니까 단편적으로 예산을 올리게 하고 맛있는 거를 많이 주겠다는 식으로 풀어나가는 거거든요. 사실 개선된 게 아니죠. 언젠간 또 문제가 터질 수밖에 없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군이 이미 공공 급식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학교 급식 관련한 모델들 이런 것들도 많이 참고해야 된다고 보고 있어요.” 

- 그럼 지금은 언 발에 오줌 누기인가요?

“네.”

- 방법이 없나요?

“아니요. 당연히 방법이 있죠. 왜냐면 급식 같은 경우에는 똑같은 고민을 한 학교들이 있잖아요. 학교가 한 10년 전에 이런 고민을 했었고 여러 사고들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으니까 급식 같은 경우에는 참고할 모델이 많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군은 어떤 문제에 당면하면 이를 피하기 위해 내놓는 대책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그게 좋은 계기이든 안 좋은 계기이든 간에 문제 제기가 되면 시그널을 좀 꼼꼼히 확인해야 돼요. 그래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책이 아니라 우리가 근본적으로 이 문화를 어떻게 바꿔 나갈 지, 그리고 어느 정도 대책이 이루어질 때까지 에너지와 노력이 집중됐으면 해요. 그래서 본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게끔 칼을 댈 거면 확실히 댔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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