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자당 의원들의 부동산 의혹 전수조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하면서 ‘개인정보활용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검찰 의뢰’ 가능성을 내비치자 김기현 원내대표가 ‘처음 듣는 소리’라고 반응하는 등 당 지도부간 혼선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내지도부가 제시한 권익위 조사는 하한선”이라며 “더 전문성을 갖춘 참여연대나 경실련 같은 시민단체라든지 검찰에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누가 뭘 했다구요”라고 되물으며 “자세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이미지 출처=YTN 화면 캡처>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한 술 더 떠 검찰조사 의뢰를 거론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침대축구 하듯이 버티고 시간 끈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두렵더라도 부동산 전수 조사 제대로 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피뽑기도 하지 않고 혈액검사하라는 격이요, 채점해달라면서 시험지 제출하지 않는 격”이라고 비유하며 “황당무계함의 극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부동산 전수조사를 두려워하는 심정이야 백번 이해하지만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민심의 화만 돋굴 뿐”이라고 경고했다. 

신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전수조사에 어떻게 임하고 투기 의혹이 있는 의원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말 뿐인 보수 혁신인지, 진정성이 있는 변화의 노력인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마지못해 권익위에 조사의뢰하더니만, “위원장 빠져라”, “부위원장도 못 믿겠다. 빠져라” 라며 조사기관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둑이 마음에 드는 경찰 고르는 모양새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인가”라며 “국민의힘의 안하무인 태도에 권익위에 음과 양으로 갖은 압력이 횡행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조사 결과와 관련 “서류 안 갖추고 시간 끌며 조사방해, 결국 조사 주체에 빨간 칠 해놓고 최종 결과를 부정할 준비하는 것은 아닐지 의심하기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님의 ‘새정치’가 이런 거는 아니겠지요?”라고 반문하며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당당하게 검증대에 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