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추가 : 2021-06-11 14:33:21]
정의당의 6.10민주항쟁 34주년 기념 메시지가 SNS상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정의당은 10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6.10민주항쟁 34주년, 기득권 바리게이트에 맞서 항쟁을 다시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게재했다. 해당 포스터에는 “세상을 바꾸려던 민주투사는 기득권이 되었고, 민주주의는 권력의 연장수단으로 바뀌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
 |
|
| ▲ <이미지 출처=정의당 공식 페이스북 계정> |
해당 포스터를 접한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 곽민수 소장은 11일 SNS를 통해 ‘권력의 연장수단으로 민주주의가 사용된다’는 식의 정의당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건 ‘민주정의 결과가 중우정치’라는 발상에 바탕을 두고 있는 사유”이자, “‘엘리트 독재’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전형적인 논리로 사용된다”며 “요컨대, ‘일반 시민들은 어리석어서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없으니 우리 같은 선구자가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이 맥락에서 이 논리가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이 논리의 주체들이 딱히 실력도 없고 덕성도 없는 ‘어리숙하고 이기적인 아마추어 집단’이라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들이 꾸준히 소리 높여서 말하기는 하는 가치들이 자주 사회적 담론의 장에서 화두에 오르는 것은 사실인 만큼, 그들이 한국사회의 주요한 ‘운동세력’이라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적어도 공당으로서의 자격은 이제 거의 없는 것 같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필성 변호사도 같은 날 SNS에 “정의당이 민주당 공격하는 건 자기들 마음이니 그려러니 한다”며 “그런데 ‘민주주의는 권력의 연장수단으로 바뀌었습니다’ 라는 말은 해명을 들어야겠다”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문언대로라면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반대로 보인다”며 “설마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겠지만,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민주주의가 권력의 연장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민주투사야 변질 될 수 있다. 정의당도 한 때는 진보정당 이었으니까. 그렇지만 민주주의가 수단이라는 사고는, 민주주의자가 아닐 때에만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러고는 “6.10항쟁의 타도 대상이었던 자들이 여전히 이 나라의 가장 중요한 정치세력이고, 다음 정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상당한데도 이런 소리를 한다면 전두환보다 지금의 민주화세력이 더 나쁘다고 본다는 의미일 텐데, 도대체 뭔 생각으로 이런 포스터를 민들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
 |
|
| ▲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이 지난달 18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을 참배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포스터 문구는 정의당 여영국 대표 발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아래는 여영국 대표 발언 전문이다.
|
(6.10 민주항쟁 34주년을 맞아)
“호헌철폐! 독재타도!”
1987년 6월, 거리를 가득 메웠던 그 날의 구호이자 한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외침입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의 열망은 낡은 헌법과 군부독재를 몰아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영화 <1987>에서 주인공 연희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냐”고 물었습니다. 34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 시민들은 그 날의 민주주의가 세상을 바꾸었냐고 다시 묻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민주투사는 기득권이 되었고, 그들의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86 기득권으로 전락한 그들의 내로남불 민주주의에 맞서 2021년 6월, 우리가 철폐해야 할 ‘호헌’은 무엇입니까?
“40세에 달하여야 한다”는 대통령선거 피선거권 연령제한입니다. 60년 전에 만들어진 낡은 헌법 조문은 대표가 될 자격을 차별하는 ‘기득권정치의 바리게이트’입니다. 이 바리게이트를 걷어내지 않는 태도는 ‘2021년 판 호헌선언’이자 꼰대정치의 몸부림입니다.
분명하게 대답을 요구합니다. 각 정당 대표들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은 2021년 판 기득권 바리게이트에 대해서 책임있게 응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 6월, 우리가 타도해야 할 ‘독재’는 무엇입니까?
반세기 넘도록 켜켜이 쌓여온 양당의 정치독점입니다. ‘군부독재’가 ‘양당독재’로 겉옷만 갈아입은 권력독점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양당독재의 낡은 성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6.10민주항쟁 34주년인 오늘, 양당의 ‘기득권정치 바리게이트’에 맞서 정의당이 선두에 서겠습니다. 기득권 밖으로 밀려난 시민들을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세우기 위한 항쟁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