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 서울의 한 모처에서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로 인한 장애를 딛고 모델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찬호(왼쪽 두번째) 씨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간보기 정치’, ‘전언 정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경영 KBS 기자가 7일 ‘기자들은 왜 직접 묻지 않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만약 ‘10원 한 장’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라면 언론들은 어떻게 했겠는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 기자는 “만약 대통령의 장모가 22억 9천만원의 요양급여를 건보공단에서 부정수급한 혐의로 검찰에 징역 3년형을 구형받았다”면, 그리고 여당의 한 의원에게 “사업을 하는 장모가 피해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한테 10원 한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면 “기자들은 제일 먼저 누구에게 무엇을 묻겠는가”라고 했다. 

‘이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이냐’
‘장모의 혐의가 사실이면 국민 건보료를 착복한 셈인데 10원 한장 피해 준 적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재판 중인 본인 친인척 관련 사건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냐?’

기자들이 상식적으로 했을 법한 질문을 예시한 뒤 최 기자는 “그러나 정작 이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윤 전총장에게 이런 질문을 직접 하는 언론사는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기자는 “여전히 윤석열 전 총장 측근이 뭐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오늘은 어디를 방문했다는 기사들만 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10원 한 장’ 발언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전해준 것이다. 이후 해명도 익명의 측근이 했다. 머니투데이는 최측근 인사 A씨가 3일 “윤 전 총장은 ‘해당 사건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 거꾸로 거액의 피해를 당했는데 그걸 보전받으려고 하다 일어난 일로, 사건 관련인에게 10원한장 피해준 일이 없다’고 말했는데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측근 정치에 대해 김소희 칼럼니스트는 한겨레21 칼럼에서 “그는 왜 스스로 말하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석열은 왜 스스로 말하지 않나>란 칼럼에서 “3월 초 검찰총장을 그만둘 때나 5월에 낸 5·18 메시지에서나 그가 내놓은 공식 발언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선언’ 외에 뭐 하나 잡히는 게 없다”며 “대신 그를 둘러싼 사람들과 말들만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른바 측근들의 ‘카더라’에 질려갈 즈음, 그는 6월 내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며 “이조차 야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왜 스스로 말하지 않을까”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김 칼럼니스트는 “윤석열은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자신 없으면 나서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을 찾아 참배한 뒤 남긴 방명록.<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뉴시스>

한국일보도 7일 <윤석열 ‘간보기 정치’ 그만하고 검증대 오르길>이란 사설에서 “‘간보기 정치’를 그만두고 출마 선언을 해서 정치력을 보이고 국민의 검증을 받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전 총장은 5일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후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한국일보는 “등판 시기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면서 “그렇다면 이제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그에 책임지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당연히 유력 대선 주자를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검증은 피하고 지지율만 얻겠다는 계산이라면 큰 정치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