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폐지를 줍다 외제차를 긁어 처벌을 받게 된 노인의 벌금을 대신 내줘 화제가 되고 있다. 

A씨(67)는 지난해 7월 15일 대전 동구의 한 주택가에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다가 보도에 주차된 B(40)씨의 아우디 차량을 긁어 수리비 100만원 상당의 손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대전지법 형사9단독(재판장 이정훈)은 지난달 3일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장애를 앓고 있고 경제력이 부족하고 피해자도 잘못 주차한 점이 있지만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유지하고 있고 A씨의 부주의 등 불리한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SBS <[취재파일] 아우디 긁은 장애 노인, 벌금 내준 국회의원> 기사에 따르면 외제차를 긁은 노인의 벌금은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대신 내줬다. 

강 의원은 “마음이 아파서” 냈다며 “리어카에 폐지를 꽉 채우면 3천 원, 산처럼 쌓아 올리면 5천 원이라고 한다. 거기에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라고 하셔서 대신 냈다”고 말했다. 

“지역구 주민도 아닌데 왜 그랬나”는 질문에 강 의원은 “오히려 지역구 주민이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그렇게 못 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이 사비로 벌금을 대납한 데 이어 보좌진들도 ‘추가 업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강 의원실의 송시현 보좌관과 다른 보좌진은 노인의 집 주소로 쌀과 고기 등 식료품과 생필품을 보내고 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 관할 주민센터에 확인했다고 전했다. 

강선우 의원은 발달장애를 가진 딸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2006년 딸을 데리고 미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미국 사회의 시스템을 경험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측이 강서구 어울림프라자 재건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현수막을 내걸자 강 의원은 “아무리 표가 귀해도 우리 차별을 공약하지는 말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강서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복합 문화·복지시설”이라며 “장애아동을 키우는 학부모 여러분께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한 끝에 겨우 세워졌던 강서 서진학교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에 오세훈 후보측은 “해당 현수막은 중앙선대위와 협의없이 지역의 판단으로 게첩한 것”이라며 즉각 철거했다.

강 의원은 서울 강서구 갑 현역인 금태섭 전 의원은 제치고 공천권을 따낸 뒤 국회에 입성했다. 당선 당시에도 “장애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관련 온라인 민생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해당 기사에 대해 SBS 기자는 홍보 기사로 비춰질까 망설였지만 “부동(不動)의 신뢰도 꼴찌를 기록하는 우리 국회에서, 조금은 인간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기사를 썼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좋은 정치인에 오랜만에 괜찮은 기자와 기사”, “주말 아침 진짜 훈훈한 기사, 이런 기사가 도배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선우 의원도 멋지지만 이런 기사를 쓸 줄 아는 기자님도 멋집니다”, “직업이 무엇이든 잘한 일은 잘한 일이다”, “오랜만에 훈훈한 정치인을 봤고 오랜만에 기자다운 기자를 봤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