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젊은 시절 전두환 장군이 떠오른다”며 “30여 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둘의 모습은 많이 겹쳐 보인다”고 꼬집었다.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은 18일 그는 <윤석열과 전두환>이란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평행이론’을 연상케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 지난 2019년 12월12일 전두환 씨가 12.12 쿠데타 주역들과 함께 강남 호화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식사 자리에는 12·12 쿠데타를 함께 일으킨 최세창 당시 3공수여단장과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와인을 마시면서 건배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미지 출처=前 정의당 임한솔 부대표가 당시 공개한 영상 캡처>

김 의원은 먼저 “12.12까지만 해도 전두환 장군이 ‘대권’을 꿈꾸지는 않은 듯하다. 그 보다는 자신이 끔찍이도 사랑하는 ‘하나회’를 지키기 위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에게 선공을 날렸다고 봐야 한다”며 “(이는) 정승화가 하나회 해체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80년 서울의 봄을 맞이하자 유신세력은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전두환 장군이 구세주처럼 나타났고 환호했다”며 “전두환 장군도 ‘이왕 내친 김에’라는 심정으로 큰 꿈을 꾼다. 슬금슬금 준비해 5.17 피의 학살을 감행한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총장의 시작도 조직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며 “검찰의 권력에 조국 장관이 겁도 없이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니 조국을 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사람에 충성하지는 않으나 조직은 대단히 사랑하는’ 윤 총장이다. 먼저 칼을 뽑는 건 자연스러운 귀결로까지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고는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만 도려내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고 하니, 당시만 해도 ‘역심’까지 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세력이 윤 총장을 ‘떠오르는 별’로 보기 시작한다. 윤 총장도 서초동 ‘조국 대첩’을 거치며 ‘어차피 호랑이 등에 탔구나’ 싶었을 것”이라며 “이왕 내친 김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돌진한다. 울산시장 선거사건, 월성 원전사건 등이 (그것이)다. 명분을 축적한 뒤 ‘전역’을 하고는 본격적으로 대선 판에 뛰어들었다”고 짚어냈다.

▲ 지난 3월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그는 윤 전 총장 모습에 ‘전두환 장군’이 겹쳐 보이는 또 다른 이유로 ‘조선일보의 지원’을 꼽았다.

김 의원은 “전두환 장군이 ‘별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는 조선일보의 도움이 컸다”며 “40년 뒤 이번에는 윤석열에게 ‘별의 순간’을 안기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윤 전 총장 관련 보도에 대해 그는 “지난해 연말 1면에 윤석열을 언급한 기사를 찾아보니 16차례였다. 이틀에 한 번 꼴”이라며 “칼럼은 더 하다”고 지적했다.

1980년 “무정부상태의 광주. 바리케이드 뒤에는 총을 든 난동자들이 서성거린다”고 전두환을 지지했던 김대중 사회부장은 지난해 연말 ‘윤석열을 주목한다’는 칼럼으로 대중의 시선을 모아 윤석열 총장에게 선사한다. 총장직 사퇴 직후에는 최재혁 사회부장이 ‘윤석열 현상’이라는 칼럼을 통해 ‘윤석열은 발광체가 아니라 반사체일 뿐이라는 평가절하에 대해’ 반박한다.

김의겸 의원은 특히 “40년 전 조선일보 방우영 사장은 전두환을 만나고 나서 ‘사람이 분명하고, 사나이다운 점이 있었다. 대장부구나 하는 첫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고 떠올리고는 이어 “현 방상훈 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비밀회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윤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5.18 아침에 문득 궁금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