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사실상 차기 대권도전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 발언을 사과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6일 오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에 대한 사과와 국민 기본권 강화 및 불평등 완화를 골자로 한 개헌을 제안하는 '광주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이 전 대표는 16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사이의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것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사면을) 거론했다”고 설명하고는 “그러나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그 후로 아픈 성찰을 계속했고 많이 깨우쳤다”면서 “앞으로 국민의 뜻을 살피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사면론’에 대해 사과하고는 이후 ‘개헌’ 의제를 띄웠다.

그는 “우리는 5.18 이후 7년의 기다림 끝에 직선제 개헌 등 정치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했다”며 “이제 우리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개헌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축으로 한다”며, 개헌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 각 후보들이 공약하고, 차기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바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와 관련해 김정란 상지대 명예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식사과 좋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적고는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 개혁에 미적거렸던 과오까지 용서되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보이시라. 립서비스만 하지 마시고 정말 개혁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이시라”고 요구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견제구나 날리는 그런 시시한 인물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적 인물이라는 것을 증명하시라”며 “그러면 지지율 단번에 오른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같은 날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이낙연 전 대표님 남대문섭니다”는 제목의 SNS글에서 “연초까지는. 촛불정신을 몰라서 사면론을 거론했다. 그런데 자고나니 갑자기 촛불정신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아임 쏘리다. 만 70세 나이에 뒤늦게 민심을 알게 됐다는 분에게 무거운 대권의 짐을 지워드리는 게 올바른 일일까?”라고 꼬집었다.

이 기자는 “사면론 거론을 말로는 반성한다면서, 정작 사면론 거론을 비판한 ‘해직기자’와 유튜버들을 ‘가짜뉴스’ 유포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고발 취하는 물론 사과조차 없으시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뉴스1의 ‘삼부토건, 유튜브 운영자 고소’ 보도 이상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