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 성 추문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후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가 제동을 걸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종부세 완화 움직임에 대해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 4일 안 소장을 전화 연결했다. 안 소장으로부터 종부세 문제와 함께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안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사진=이영광 기자>

“종부세 때문이 아니라 민생 제대로 해결 못한 것이 누적돼 참패”

- 지난 재보선 이후 민주당 안에서 종부세 완화 움직임이 나왔다가 들어갔잖아요. 이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참패한 게 종부세 때문에 참패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50% 가까운 집 없는 국민들에게 집값을 하향 안정화시키기 못했다든지, LH 사태로 실망이 컸다든지, 무엇보다도 촛불혁명을 통해 집권한 정부가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통신비, 이자비, 교통비 같은 것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서 불평등이나 양극화 민생고 문제를 유능하게 해결해 줄 것을 기대했는데 그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것, 즉, 민생 문제에 올인해서 이를 제대로 유능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의 누적된 결과로서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것으로 봐야 되는데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죠. 

물론 서울지역 같은 경우는 종부세 납부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으니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집값 하향 안정화를 위해서도 또 2030 세대나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도, 다주택자나 투기꾼들에게 종부세를 더 많이 물려서 집을 내놓게 만드는 정책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고 오히려 실사용 목적이 아닌 다주택자나 투기꾼들에겐 종부세를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매우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주택자나 부동산 투기꾼들이 세금부담 때문에라도 집이나 토지를 내놓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집값이나 부동산값 하향 안정화에 기여하게 됩니다. 이번에 나온 종부세 완화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 극히 일부가 제기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요. 극히 일부라 하더라도 매우 잘못된 문제 제기였죠. 종부세 완화와 같은 개혁의 후퇴가 아니라 오로지 민생 속으로, 민심 속으로 들어가는 진짜 쇄신이 필요합니다.”

- 그럼 왜 나온 걸까요?

“그것은 재보궐 참패를 계기로 자기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일부 의원들의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봅니다. 종부세 내는 분들이 서울, 경기에 몰려 있지 않습니까. 종부세를 내는 분들이 많은 지역구의 의원들이 종부세 완화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죠. 그런 지역구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정부‧여당의, 또는 진보개혁 세력의 정책이 될 순 없는 것이죠. 종부세는 완화할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해야 해요. 정 필요하다면 1가구 1주택에 한해서 세액 감액면 비율이 올해부터는 최대 80%인데, 이를 최대 90% 정도로 올리고, 그다음에 소득이 없어서 세금을 내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나중에 상속이나 매매나 재산 증여 때 한꺼번에 내는 것으로 제도를 보완하면 될 일이지 종부세 자체를 완화할 일이 전혀 아니죠.”

- 너무 급격히 올리는 게 문제였다는 지적은 어떻게 보세요?

“종부세나 재산세나 다 급격하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종부세나 재산세는 세 부담 상한률이라는 게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올해 내는 세금이 최대 15%~30% 이상은 못 넘어가게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그 부분 역시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스스로 원하지도 않았는데 집값이 올라서 재산세나 종부세가 늘어난 계층들이 있습니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부분이 있을 텐데요. 집값이 오르면 거기에 따라 세금이 높게 나오는 것으로 재산세나 종부세가 설계되어 있는데 그 자체는 전혀 문제가 아니지만, 바로 그렇게 집값이 오르면 세 부담이 늘어나니 집값을 하향 안정화하는 대책을 써서 세 부담을 줄여주는 대책을 해야지 종부세를 뜯어고칠 문제는 아니죠. 그럼에도 재산세 문제는 좀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집값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공시지가를 현실화하면서 일부 국민들의 재산세가 올라갔는데요.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 전국적으로는 90%, 서울도 70%쯤의 국민들은 오히려 재산세가 내려가게 제도 개선을 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민들의 30%는 재산세가 올라가는 거로 분석되는데 이 30%면 작은 숫자는 아니기에 정치 세력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겠죠.”

- 민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는 사람이 많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저희가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집값 하향 안정화나 투기 세력 근절 등과 같은 선의로 정책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집값이 뛰고 또 청년들이나 서민들이 집을 사기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실패를 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이나 장관도 여러 번 사과하게 된 것이죠. 저는 선의가 좋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이렇게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된 것에 대해서 변명이 될 순 없다고 보고요. 처음부터 등록임대사업자 특혜를 폐지하고 종부세를 더 일찍 강화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이 세 가지 방향으로 갔어야 됐는데,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가 너무 늦었고 소급적용을 못 하고 있고, 공공임대주택도 예전보다 많이 짓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종부세도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다음에 이제서야 대폭 강화해서 올해 6월 1일 보유기준으로 처음으로 적용되거든요. 이런 점들이 너무나 아쉽기만 합니다.”

- 그럼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보세요?

“정책을 바꿔야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집값 하향 안정화, 공공임대주택 획기적 확충, 세입자 보호, 청년층-서민층 주거 안정, 투기 세력 근절 등을 더욱더 강하게 밀어붙여야죠. 후퇴하면 부동산 투기 세력, 집값 상승을 부추긴 세력들만 좋은 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는 비판을 부동산 개혁 정책의 후퇴로 오판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좋은 후보‧공약으로는 부족…민생 올인해 크고 작은 성과 내야”

- 후퇴가 아니라 부동산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엔 동의 안 하세요?

“그런데 지금 그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의 상당수가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사실은 지금처럼 공적 규제나 사회 정책적 고려를 하지 말고 부동산 시장도 아예 다 시장에 맡겨버리자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런 방향의 근본적 전환은 매우 나쁜 방향이니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다 완화해주고, 대출 규제를 다 완화해 주고, 세입자들을 위한 공적 규제를 모두 완화해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세훈 시장이 되자마자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몇억씩 뛰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집값이 뛰면 그 주변 단지까지 시세가 같이 올라갑니다. 그럼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그를 따라잡기 위해서 많은 국민들이 또 엄청난 대출을 받게 되는, 경제나 민생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을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 지금 민주당도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아닌가요?

“저는 송영길 대표가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대출을 집값 대비해서 무려 90%까지 해주자는 것은 매우 잘못된 정책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결국 빚내서 집을 사라는 것은 가계부채를 급증시킬 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이 결국 집값 하향 안정화를 포기하고, 다들 알아서 빚내서 비정상적인 집값을 떠받치게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으로, 꾸준하게 집값 하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유지해야 하는데, 사실상 그것을 포기하고 일단 빚을 엄청 내줄 테니 알아서 하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과잉수요가 발생하게 됩니다. 빚내서 서로서로 집을 사려고 하겠죠. 그럴수록 집값은 또 폭등할 것이고요. 서울시의 오세훈 시장까지 지금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데,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이 비슷한 정책을 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청년층이나 신혼부부들 또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을 중심으로는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해 주고, 박영선 후보의 공약처럼 무이자로 거액을 빌려주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동시에 정의당이 말한 20세가 청년이 되면 3천만 원의 기초자산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도 병행하면 청년층-서민층들에게 많은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소급 적용에 대한 이견으로 4월 처리가 무산되었어요.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손실보상법만을 논의하자는 무리한 요구로 일관하며 소위를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협상 결렬을 초래했다”라고 하고 국민의힘은 “손실보상 소급적용 도입을 외면한 채 그 어떤 법안을 심사한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진정성이 있을 수가 없다”고 하며 서로 네 탓 공방을 하는데.

“정말로 매우 매우 잘못했다고 보고요.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소급적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저희가 재난지원금 이야기를 할 때마다, 소상공인 대책 이야기할 때마다 나라 살림 거덜 낸다고 반대했던 세력입니다. 일부 의원들이 손실보상제와 소급 적용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들의 진정성을 믿을 수도 없고 실제로 속내도 그런 거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안에 손실보상제 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 저는 전적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바로 이런 것 때문에 민심이 악화된 것입니다. 영업 금지와 영업 제한은 시켜 놓고 보상은 안 해준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재난지원금을 조금 주고 말았는데 당연히 그러면 소급적용해야죠. 영업 금지, 영업 제한한 건 날짜가 다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면 그 기간 동안에 평균 매출이라든지 평균 부가세 납부액 이런 게 다 잡힙니다. 그것과 연동해서 자영업자들도 일부 손해를 분담한다 해도 원래 영업이익의 75~80%까지는 보상해주는 게 맞습니다. 돈이 많이 들기는 하겠지만 그래야 영업 금지나 영업 제한당한 사람들이 나중에도 영업 금지나 영업 제한 조치에 최선을 다해서 협조할 수 있죠. 장사 못 하게 해 놓고 보상도 안 해준다면 이분들이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협조를 잘하겠습니까? 그래서 반드시 소급 적용해야 되는데 결국 홍남기 부총리 등이 재정부담이 커서 소급적용에 대해서 소극적이다 보니 4월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나서서 정리해야 되는데 아주 무심하고 무책임했다고 봅니다.”

- 국가 재정 문제도 나오는데.

“국가 재정 문제는 정말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최근에도 IMF에서 한국이 작년에 코로나 대응을 G20 국가 중 제일 잘해서 역성장이 –1%밖에 안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GDP 대비 0.8% 정도의 추경예산을 편성한 것도 적절하다는 언급도 했는데요. 하지만 국민들의 대출은 급증하고 있어서 소비 회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정부 부채는 건전하니 정부가 돈을 써야 된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은 100%에 육박해서 국민들은 허덕이고 있지만, 정부 부채는 여전히 40% 대로 잘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럴 때 돈을 써야지 언제 돈을 쓰겠습니까. 정부가 돈을 쓰면 당연히 국민들의 살림도 좀 더 나아지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것이고 GDP도 늘어나게 될 것이고 나중에 국민들의 소득도 더 늘어나서 세금도 더 잘 내게 될 것이고 그러면 정부도 흑자가 되어서 부채를 갚아 나가면 됩니다. 재정 문제는 늘 조심하고 신경 써야겠지만 그렇게 심각한 정도가 아니고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돈을 더 써야될 때죠.”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여의도연구원-정책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린 '포스트코로나2021, 위기와 도약'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재보선 이후 다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나와요.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으면 나라 국격이 떨어진다는 건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올해 초에 이낙연 대표가 제일 잘 못 한 것이 사면 얘기 꺼낸 겁니다.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자마자 사면 얘기를 하잖아요. 아니 무슨 반성을 하기를 했어요? 인정을 하길 했어요?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하기를 했어요? 심지어 죄도 없는데 가둬 놨다고 지금도 큰소리치는 극우세력들이 판을 치고 다니는데, 어떻게 이런 상태에서 사면합니까. 깊은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하고 인정을 해야 사면도 하는 것이죠. 그다음에 그들을 사면하면 그들과 함께 국정농단과 뇌물 비리 등을 저지른 최순실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의 죄도 사면해줘야 하는 문제도 생깁니다. 이재용 씨도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데, 공범들만 어떻게 먼저 사면을 해줍니까?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게 국격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오히려 그런 사람을 함부로 풀어주는 게 국격이 떨어지는 거죠. 희대의 권력형 범죄자들을 함부로 사면하면 사법 정의, 사회정의가 완전히 추락하는 것이고 국민통합은 더욱더 저해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작년에 비해서 올해, 지난달에 비해 또 이번 달에 한국 언론은 완전히 거의 대다수 언론이 미쳤고 죽었고 망했습니다.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백신 불안론으로 국민들에게 겁을 주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고, 종부세가 세금폭탄으로 나라나 국민을 망하게 한다는 식으로 악담을 퍼붓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저는 정말 <GO발뉴스>나 대안 언론이 너무나 귀중하고 소중해요. 우리가 더 <GO발뉴스>나 대안 언론을 키워야 되죠. 그리고 지금 완전히 수구 냉전 기득권 특권 세력 언론이 장악한 포털 문제를 개혁하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해요. 포털이 뉴스 편집을 못 하게 해야 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대안 포털도 만들고 공공 포털도 만들어야죠.

그리고 대선이 1년 남았는데 대선 때 좋은 후보가 나오고 좋은 공약을 내세우는 것으로는 너무나 부족해요. 이미 늦습니다. 지금 당장 민생문제나 주거 문제, 부동산 문제에 정부와 여당이 올인해서 크고 작은 성과를 내게 만들어야 됩니다. 그래야 대선에서도 희망이 있는 것이죠. 우리 <GO발뉴스> 독자들이 그런 부분에서 앞장서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정부·여당이 정신을 정말 바짝 차리고 실로 겸손하고 참으로 유능하게 청년 대책, 민생 대책, 부동산 대책들을 내놓고 실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여당이 국민들 및 청년들과의 소통 방식이나 소통 내용도 정말 미진한 게 너무나 많아요. 그런 부분 역시 애정을 가지고 강하게 비판도 하면서 반드시 개선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당부 드려봅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