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유튜브 캡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의 한국 백신 상황 관련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던 최경영 KBS 기자가 12일 “더 열심히 알려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조경태 의원과 인터뷰하면서 ‘백신에 관한 정보를 더 열심히 자주 최선을 다해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전날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백신 및 정치 상황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백신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선 최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미국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 숫자에 대해 최 기자는 “제가 틀렸다, 최신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가 4천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에 5일 업데이트된 내용을 보면 미국의 경우 지금까지 2억 4500만명이 백신을 맞았다”며 “물론 조경태 의원이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모더나나 화이자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 백신을 맞은 뒤에 인과관계는 분명치 않으나 사망한 사람은 지난 3일까지 4178명으로 4천명을 돌파했다”며 “조 의원과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4천명에 이른다는 말은 과거 수치이니 제가 틀렸다”고 했다. 

최 기자는 “사망 확률도 지난번에는 0.0016%였는데 이번에는 0.0017%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에 대해 최 기자는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 유수의 신문사, 방송사들은 4178건의 사망 사고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든 백신에 대한 불안감, 불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보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전날 조경태 의원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같이 검증된 백신을 맞고 싶어한다”며 “그래서 성능이 좋고 검증된, 안전한 백신을 맞도록 정부가 좀 더 솔선수범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기자가 ‘모더나나 화이자만 검증됐다고 보는가’라고 물었고 조 의원은 “여러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를 안 맞는 나라가 많이 있다”고 답했다. 

최 기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직 AZ를 승인하지 않은 상황을 상기시킨 뒤 미국 백신 접종 후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망자가 4천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부분이 정치적인 주장인지 과학적인 사실인지 여쭤봐야 할 것 같다”고 질문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사망자 4천명에 대한 즉답은 피하고 “유럽 국가에서도 AZ에 대해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한 국가가 되게 많다”고 말했다. 

이에 최 기자가 “모더나나 화이자를 주로 맞는 미국도 4천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나왔는데 모더나나 화이자는 훨씬 더 검증됐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조 의원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돼 있다”며 “이미 임상실험에서 AZ는 60%의 효능이 나타난 걸로 드러나 있다. 모더나나 화이자는 95%의 효능이 있는 거로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 미국에서 AZ는 안 맞고 모더나나 화이자를 맞는지, 유럽에서는 왜 AZ의 접종을 제한하고 접종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나는지 우리가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FDA는 아직 AZ를 승인하지 않았으며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백신 접종률이 66.6%(3547만명)에 달하는 영국은 AZ 백신 종주국이다.

효능과 관련 질병관리청은 국내 60세 이상의 백신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AZ)의 효과는 86%, 화이자 백신의 효과는 89.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75세 이상은 AZ 백신이 100%, 화이자 백신이 93.2%의 예방 접종 효과를 보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6일 “60세 이상 어르신 대상으로 1차 접종만 하더라도 2주 후부터는 86,6% 이상의 높은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을 분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성은 개발기간이 짧고 사용기간이 길지 않아 서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참고로 WHO에서 권고하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유효성 기준은 50% 이상으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3개 백신의 결과 모두 이를 상회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AZ와 화이자, 모더나가 있다면 저는 화이자나 모더나를 접종하겠다”고 했다. 이에 최 기자는 “이런 식으로 백신 불안을 선전하고 선동하는 건 굉장히 좀..”이라고 제지를 시도했다.

조 의원은 ‘국민들이 화이자나 모더나를 원하고 AZ는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화이자를 선택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국내 정책상 백신 선택권은 없다. 영국 서식스 대학교 케빈 그레이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트위터에서 한국 보수언론에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백신 선택권이 없는 것은 공산주의라고 비판하는데 어느 나라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백신 메뉴를 가지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조경태 의원은 한국의 백신 수급 상황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가 거의 아프리카 수준이지 않느냐”고 했지만 이도 사실이 아니다. 

세계 백신 확보 현황을 볼 수 있는 미국 듀크대(Duke University)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구매량에서 세계 18위이며 1인당 백신 접종 분량도 2.55회로 세계 10위다. 

백신 접종률도 영국 옥스퍼드대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10일 현재 7.2%로 아시아 평균(4.6%)을 훌쩍 넘었다. 세계 평균 8.4%에 근접해가는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2.8%이다. 

▲ 세계 백신 구매 현황 <이미지 출처=미국 듀크대(Duke University) 홈페이지 캡처>     ▲ 세계 1인당 백신 접종분량 현황 <이미지 출처=미국 듀크대(Duke University) 홈페이지 캡처>     ▲ 백신 접종률 <이미지 출처=‘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