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참패하자 갑자기 대중영합주의로 돌아 원칙에 위배되는 정책 제안을 남발하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흔드는 일부 여당 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지난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실망스러운 일부 민주당 의원의 행보’라는 제목의 글에서 “줏대 없는 행동으로 인해 간신히 숨 고르고 있는 주택시장은 다시 한 번 용광로처럼 타오르게 될지도 모른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 교수는 “최근 공시지가가 급격히 상향조정됨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사람들을 위해 어느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흔쾌히 동의한다”며 “그러나 그와 같은 조정은 투기억제의 기조를 뒤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일부 민주당 의원이 내놓는 제안을 보면 심지어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라는 투기억제의 마지노선까지 건드리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그것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서둘러 발뺌을 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 눈에는 이제 민주당마저 집값 안정의 목표를 포기한 것처럼 비치기 십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이 앞장서서 정부가 취한 정책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질타했다.

이준구 교수는 “지난 시장선거에서의 참패가 과연 주택투기 억제를 위한 중과세에 그 결정적 이유가 있었을까요?”라고 물음표를 던지고는 “나는 결코 아니었다고 100%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그 선거는 시작부터 참패가 예상된 게임이었다”며 “그런 선거를 이기겠다고 정부, 여당이 이런저런 무리수를 둔 나머지 체면만 깎인 꼴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민주당에게 남은 길은 겸손한 자세로 진정코 국민을 위한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밖에 없다”며 “세금 깎아주겠다는 얄팍한 술수로 대중에게 영합하는 자세는 국민의 경멸을 사게 될 따름”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선거 참패의 충격이 아무리 크다 해도 원칙에 벗어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중심을 잃고 허둥대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잃어버린 민심을 조금이라도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비록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중심을 잡고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고수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기에 영합하려는 얄팍한 자세로는 잃어버린 민심을 조금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