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오 TV조선 이사(전 TV조선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1일 디지틀조선 사내이사도 맡고 있는 방정오 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초 남대문서는 불송치 결정했으나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 시민연대함깨, 세금도둑잡아라 등 고발단체가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하자 이같이 조치했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방 이사가 2018년 주주로 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 하이그라운드의 자금 19억원을 영어유치원을 운영하는 컵스빌리지에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 지난해 8월3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열린 조선일보그룹 방정오씨(TV조선‧디지틀조선일보 사내이사) 특경가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 등 고발 기자회견에서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민생경제연구소>

컵스빌리지는 방정오 이사가 2017년 11월20일까지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로 디지털조선일보가 15.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조선일보는 2017년 연말에 컵스빌리지의 보유 지분가치를 0으로 평가하는 등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방정오 이사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하이그라운드를 통해 컵스빌리지에 19억원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남대문서는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지난 2월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명백하게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증거와 정황을 무시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경찰은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방정오 이사와 하이그라운드의 A 이사를 검찰에 송치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SNS에 “거대 족벌언론일가라고 해서 법망을 피해간다면, 이 나라에 ‘공정’이라는 단어가 설 자리는 없다”며 “검찰이 어떻게 사건을 처리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 대표는 “‘공정’을 입에 올리면서도 이런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정치인, 언론사 관계자들의 위선적인 행태도 짚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일보 방씨일가에 대해 한 마디도 못하면서, 무슨 ‘정의’니 ‘공정’이니 하는 단어를 입에 올린단 말인가”라며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행사에는 가면서, 방씨일가의 비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발언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지난해 11월5일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봉인식에 참석했다. 김종철 당시 정의당 대표,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은 물품을 기증하는 등 진보정당 정치인들이 조선일보 행사에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