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알릴레오 북's'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북's>가 정치인이 극단주의자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4가지 신호가 있다며 ‘독재자 감별법’에 대해 다뤘다. 

노무현재단이 운영하는 <유시민의 알릴레이 시즌 3-알릴레오 북's>는 9일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하버드대 교수의 공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 대해 비평했다. 이날 방송에는 김만권 경희대학교 교수, 하상응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패널로 출연해 유 이사장, 조수진 변호사와 함께 토론을 벌였다. 

저자는 정당에서 외부인을 영입해야 할 때 극단주의자인지 잘 봐야 한다며 ‘전제주의 행동을 가리키는 4가지 주요 신호’가 있다며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 <이미지 출처='알릴레오 북's' 유튜브 영상 캡처>

김만권 교수는 “이 리트머스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람은 극단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치에서 다루기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근본주의자와 극단주의자라”고 했다

그는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타협과 협상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지난한 협상을 하고 엄청나게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주요 항목을 살펴보기에 앞서 유시민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여러 정치인들을 머리에 넣어놓고 상상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첫번째 신호는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 혹은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 부족’이다. 

헌법을 부정하거나 이를 위반할 뜻을 드러낸 적이 있는지, 선거 불복 등 선거제도의 정당성을 부정한 적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두번째 신호는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으로 상대당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이다.

정치 경쟁자를 전복 세력이나 헌법 질서의 파괴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는지, 정치 경쟁자가 국가 안보나 국민의 삶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치 경쟁자가 외국 정부(일반적으로 적국)와 손잡고(혹은 그들의 지시에 따라) 은밀히 활동하는 스파이라고 근거도 없이 주장한 적이 있는지 체크하라고 제시했다. 

하상응 교수는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본다”며 “종북좌파이니 적폐세력이니”라고 말했다. 

세번째 신호는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여부이다. 

개인적으로 혹은 정당을 통해 정적에 대한 폭력 행사를 지원하거나 부추긴 적이 있는지, 폭력에 대한 비난이나 처벌을 부인함으로써 지지자들의 폭력 행위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적이 있는지 등을 살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네번째 신호는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향’ 여부를 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명예훼손과 비빙 및 집회를 금지하거나 정부 및 정치조직을 비난하는 등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법률이나 정책을 지지한 적이 있는지, 상대 정당, 시민단체,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는지 등이다. 

▲ <이미지 출처='알릴레오 북's' 유튜브 영상 캡처>

하 교수는 “4가지 신호 중 하나라도 나오면 조심해야 하지만 4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은 정말 영입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히틀러나 차베스의 경우이고 트럼프도 해당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 교수는 “위대한 정치인으로 알려진 사람도 통과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링컨 대통령의 경우 남북전쟁 때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했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나 4가지 모두 해당되는 경우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의 경우 2016년부터 선거 캠페인 내내 폭력을 용인했다며 특히 부정선거라며 불복하는 것은 극단주의적 성향의 대표적 징조라고 했다. 

김 교수는 “미국 전통에서 선거 후 서로 승복하고 아름답게 권력을 승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중요한 행위”라며 “그런데 트럼프는 완전히 거부하면서 경쟁자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정치의 경쟁도 시장에서 기업들의 경쟁과 같다고 보는 것이 현대 집단 의사결정론의 시각”이라면서 “결국은 유권자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다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싸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를 통해 우리 편을 많이 얻고자 하는 건데 그걸 넘어서 없애 버려야 된다고 하는 순간 적으로 보는 것”이라며 “말살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트럼프가 오바나 출생 음모론 등으로 상대 후보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일화를 되짚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종북몰이가 해당된다고 했다.

조수진 변호사가 “우리는 주적 개념이 있다, 종북세력이냐 아니냐고 한다”고 하자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너가 아니라면 김◯◯에 대해서 개◯◯’라고 얘기하라고 요구한다, 너무 폭력적이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저는 물론 북한이 왕조국가이고 생물학적 유전자를 따라 권력 승계를 할 정도로 내부가 취약하고 인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경제적으로 무지하게 비효율적이고 막다른 골목에 있는 사라져야 할 체제를 갖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너 생각이 정말 그렇다면 김아무개를 개◯◯라고 해봐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말 선을 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이미지 출처='알릴레오 북's' 유튜브 영상 캡처>

이에 김 교수는 “선을 넘는 게 아니라 개인의 권리에 대한 폭력”이라며 “내가 그런 생각이 들어도 표현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모든 사람 앞에서 사상검증을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비민주적 방식으로 시키는 것”이라며 “대중 앞에서 무기만 사용하지 않았지 고문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상대방이 적이 되면 적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고 민주주의 정치가 진행될 수 없다”며 “타협의 정치, 협의의 정치도 만들어질 수 없고 민주주의가 원하는 인내, 협상의 과정도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방적으로 내가 다 가져오면서 저 사람을 정치적 당에서 밀어내는 것만이 승리가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정당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가 다 서로의 이익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이익의 접합점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정치는 접합점이 없다, 얘기도 안하고 듣지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