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9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의 1심 판결과 관련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유죄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 유죄에 대해 대통령은 대국민사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김선희·임정엽·권성수)는 전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장관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혐의를 부인하며 명백한 사실도 다르게 진술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김 전 장관을 법정에서 구속했다.

이를 지적하며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정권의 국정농단이 하나둘 심판을 받고 있다”면서 “문재인정권의 적폐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건 판박이인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2016년 민주당 대표시절에 “정치검열을 위한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밝혀졌다”며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취임 이후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문 정부 블랙리스트의 유죄판결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지 않은가?”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문화일보는 <재판부 “신미숙 단독 결정 불가능”.. 靑 윗선 수사 불가피>란 기사에서 재판부가 청와대 개입을 시사함에 따라 재수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가 선고하면서 “(청와대) 비서관이란 지위에 비춰 피고인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었다”고 강조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 <이미지 출처=문화일보 홈페이지 캡처>

관련해 당시 수사팀을 이끌었던 주진우 전 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대부분 ‘처벌이 쉽지 않다’는 취지의 수사 지휘가 많았다”고 말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주진우 변호사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변호를 맡고 있다. 

아울러 주호영 원내대표는 “환경부 외 다른 부처의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추적 조사를 하겠다”고 했고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공조해 국정조사 추진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김 전 장관 1심에 대해 송요훈 MBC 기자는 SNS에서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재판부가 김은경 전 장관에게도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판사들은 이명박 정부 당시 일을 모르나’라며 “이명박 정권은 국정원과 국세청과 검찰을 동원해 정연주 KBS 사장에게 없는 죄를 만들어 씌우고는 집에서 체포하는 망신까지 줘가며 자리에서 쫓아냈다”고 공영방송 흑역사를 되짚었다. 

또 “노무현 정부 당시에 임명된 MBC 사장도 중도 하차시키고 측근 행세를 하던 인물을 그 자리에 앉혔는데, 방송 장악이 더디다고 청와대로 불려가 쪼인트를 까였다 했었다”고 김재철 전 사장의 ‘쪼인트 사건’을 언급했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2010년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재철 MBC사장이 ‘큰 집’에 불려가 쪼인트 맞고 깨진 뒤 청소부 역할을 맡아 MBC 좌빨(좌익 빨갱이)을 정리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MB정부 당시 수십명의 MBC 기자들이 보도국에서 쫓겨났던 일을 열거한 뒤 송 기자는 “김 전 장관을 법정 구속한 재판부는 이전 정부에서 일부 기관장들이 사표를 제출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고 우호적으로 추정하고 주관적인 판단을 하여 면죄부를 주면서 이번 정부의 사표 제출 요구는 계획적이고 대대적이라고 단정적으로 판단하고 유죄라 한다”고 비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전 정부와 비교하는 게 뒤가 구리고 켕겼는지 ‘설령 이전 정부에서도 그런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명백히 법령에 위배되고, 그 폐해도 매우 심하여 타파해야 할 불법적인 관행’이라는 부연 설명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기자는 “이번 판결은 판결이 아니라 정치”라며 “임명직 공무원이 선출직 대통령의 인사에도 개입하고 정책에도 간여하여 결재 도장을 찍겠다고 나선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사든 판사든, 정치를 하고 싶다면 사표 내고 정치판으로 가서 정치를 하라. 그게 당당하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MB정부에 대한 비판적 지식인, 연예인, 언론 그리고 여야 국회의원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찰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MBC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는 최소 900여 명이며, 생산된 문건은 약 150만~200만 건으로 본다, 그 이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위 여당 위원들은 오는 16일 MB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 시절까지 포함해 박지원 국정원장으로부터 관련 사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또 ‘사찰성 정보공개 촉구 및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방침이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